[지구의 날] 연료통 없는 비행기, 태평양 비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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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연료통 없는 비행기, 태평양 비행 시작
  • by 정보라
기름 없이 가는 자동차는 상용화되었다. 비행기가 다음 주자가 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실험이 1년째 진행 중이다. 연료통이 없는 비행기 솔라 임펄스 2호가 4월 21일 하와이를 떠나 아메리카대륙으로 출발했다. 

이륙 시각은 세계협정시 오후 4시 15분 (한국 시각 22일 새벽 1시 15분)이다. 예정 시각 오후 4시보다 15분 늦게 출발했다. 비행사 베르트랑 피카르와 비행 팀은 최적의 날씨와 바람을 일주일째 기다리다 이륙 시각을 정했다. 이륙 장면은 트위터와 솔라 임펄스 홈페이지,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베르트랑 피카르는 그가 탄 비행기와 이름이 같은 회사의 회장이다. 솔라 임펄스. 이 회사는 연료 없이 비행하고 싶다는 그의 꿈을 실현하려고 만든 회사다. 이 꿈을 함께 꾸는 이는 또다른 비행사 안드레 보스버그다. 스위스 출신의 두 비행사는 1999년 열기구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뒤 태양 에너지로 눈을 돌렸다. 열기구는 기름을 쓰지 않았으나 가스를 썼다. 두 사람은 연료 한 방울 쓰지 않는 비행을 하고 싶었다.

[황당한 비행을 시작한 베르나르 피카르와 안드레 보스버그]

두 사람의 황당한 꿈은 절반을 이뤘다. 2015년 4월 태양 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쓰는 비행기로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이 비행기는 앞날개와 동체, 뒷날개가 1만 7천 장이 넘는 집전판으로 덮였다. 집전판의 넓이만 269.5 제곱미터다.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려고 날개는 최대한 길게 설계됐다. 보잉 747보다 4m 더 긴 72m다. 무게는 2300kg이고 평균 시속 80km를 낼 수 있다.

[솔라 임펄스 2호와 보잉 747-81의 크기 비교. http://www.3ds.com/solar-impulse]

이 비행기를 제작하는 데 관건은 무게였다. 낮에 흡수한 태양 에너지로 밤에 날려면, 그리고 그 에너지로 관제탑과 연락을 주고 받으려면 불필요한 무게는 덜어야 했다. 그래서 파일럿의 의자는 침대와 화장실을 겸하여 만들었다. (2013년 미국 대륙을 횡단한 바로 이전의 비행기는 화장실이 없었다 ;;)


[솔라 임펄스 2호의 파일럿 의자. http://www.3ds.com/solar-impulse]

비행기를 제작하는 데에 다양한 곳에서 힘을 보탰다. 영국 버진 항공의 리처드 브랜슨 경과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걸어서 북극과 남극을 다녀온 탐험가 로버트 스완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피카르와 보스버그의 시도를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상용화 측면에서 응원하는 기업도 있다. 화학회사 솔베이와 승강기 회사 쉰들러, 화장품 회사 클라란스, 유럽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ABB, 시계 제조 회사 오메가 등이 메인 스폰서다. 그 외 태양 에너지 집전판 회사 선파워, 캐드 소프트웨어 다쏘시스템 등이 스폰서로 참여한다. 저마다 자기의 분야에서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하는 비행기를 만드는 데 기술을 제공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비행이, 지금처럼 전 지구적인 지지를 받은 적이 있을까 싶다.



솔라 임펄스 2호는 2015년 3월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를 출발해 중국 난징, 일본 나고야를 거쳐 하와이까지 비행했다. 특히 일본 나고야에서 하와이로 가는 5일 동안의 비행이 고비였다. 기름 한 방울 없이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했다. 솔라 임펄스 홈페이지에 비행의 고통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으나, 파일럿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게다. 비행기 이코노미석에서 졸면서 열 시간 비행해도 힘든데 두 사람은 5일을 쉬지 않고 비행했다.

2015년 7월 일본에서 하와이까지 비행하는 데 성공했으나 배터리가 과열했다. 앞선 비행과 달리 이 구간은 적도와 가까운데 고도를 조절하는 걸 놓쳤다. 하와이 호노룰루에서 비행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피카르와 보스버그가 꿈을 절반만 이뤘다고 말한 것이다.

하와이에서 멈춘 비행은 1년 만인 2016년 4월에야 재개했다. 우연인걸까. 솔라 임펄스 2호가 이륙한 날짜는 지구의 날이었다. 비록 한국 시각 기준으로지만.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비행을 하는 데 알맞는 날이었다. 이 비행의 해시태그는 #futureisclean을 쓴다. 지구의 날에 트윗하기 딱인 해시태그다.

이 비행은 62시간 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멈출 예정이다. 이후 미국 서부에서 동부를 횡단한 뒤 북아프리카를 거쳐 이 여정의 출발지인 아부다비에서 세계 일주를 마친다. 비행 과정이 궁금한 사람은 아래 표시되는 계기판을 확인하기 바란다. 솔라 임펄스 2호가 실시간으로 보내는 내용이다. 또는 솔라 임펄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이 비행을 응원하고 싶다면 트윗을 쓰고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더 적극적인 방법이 있다. 온라인몰에서 기념품을 사는 것이다. 모자와 셔츠, 잠바, 품목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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