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CEO 방한, "넷플릭스는 집에서, TV로, 고화질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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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CEO 방한, "넷플릭스는 집에서, TV로, 고화질로 보세요"
  • by 정보라
“주머니에 TV를 가지고 다니는 것에 기대가 있는데 집에서 TV로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CEO가 한 말이다. 그는 6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넷플릭스가 올 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처음 연 미디어 행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부터 스마트TV까지 기기의 종류와 인터넷 환경을 가리지 않고 영상을 보여주는 게 넷플릭스의 장점이자 특징이건만, 리드 헤이팅스는 간담회에서 텔레비전을 재차 언급했다.

“유튜브 초창기를 떠올려 보자. 그리고 지금의 넷플릭스와 인터넷을 생각해보라. TV쪽도 그렇게 될 것이다. 이제 울트라HD TV가 보급되고 있다. 점차 HD급 콘텐츠는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는 스트리밍으로도 훨씬 탁월한 화질의 영상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게 인터넷이 가져온 혁신의 대표적 사례다.”

[리드 헤이팅스 넷플릭스 CEO]

넷플릭스 가입자 절반은 미국에, 미국 가입자 3명 중 2명은 TV로 시청


넷플릭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회사로, 1997년 DVD를 우편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비디오 테이프가 아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10년이 되던 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DVD를 우편으로 보내는 대신 인터넷 선으로 영상을 쏜 것이다.

이 방법으로 넷플릭스는 한 해 1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다. 가입자에게 한 달에 만 원 안팎의 돈을 받고 영상을 보여주는데 금액은 화질과 접속 기기 수에 따라 다르다. 2016년 넷플릭스 가입자는 8100만 명에 달하며 19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넷플릭스는 19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하지만, 가입자 절반인 4천만 명은 미국에 있다. 그 가입자의 3분의2는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나 TV프로그램을 TV로 본다. 스마트TV나 게임 콘솔, 셋톱박스로 접속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한국은 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TV와 모바일 기기로 보는 비율이 같다.

[넷플릭스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시청각 환경]

거실은 영상을 편하게 시청하는 공간


TV를 바라보는 넷플릭스의 시각은 '스콧 마이러'에게 자세하게 들어보자. 그는 넷플릭스에서 디바이스 제휴 담당 부사장인데 TV제조사와 게임 콘솔 제조사, 셋톱박스 회사 등과 제휴를 책임진다.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건 2007년이었는데 그때는 기술적으로 PC로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영상을 편하게 시청하는 공간은 거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거실에 가고 싶었다.”

스콧 마이러는 넷플릭스가 거실로 가려고 한 그간의 시도를 소개했다. 처음에 넷플릭스는 거실에 있는 소비자 또는 예비 소비자를 끌어오려고 하드웨어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계획은 곧 접었다. 직접 할 일이 아니었던 게다. 대신 제조사를 찾아갔다. 그때 찾은 기업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이다.

사람들은 TV를 보려고만 거실에 들어가지 않는다. 콘솔 게임도 방송 프로그램 못지 않다. 넷플릭스는 TV 제조사 말고도 게임 콘솔 제조사, 셋톱박스 제조사, IPTV 사업자와도 제휴한다. 모든 제휴의 목적은 가입자가 TV로 넷플릭스에 접속하게 만들기이다.

[스콧 마이러 넷플릭스 디바이스 제휴 담당 부사장. 그의 발표는 TV 제조사 설명회 같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 TV로 넷플릭스 영상을 고를 때 돌비비전과 HDR 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TV 살 때엔 넷플릭스를 보기 편한지가 기준이 되어야


넷플릭스는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텔레비전’ 목록을 만들어 공개한다. 이 목록에 오른 텔레비전은 아래 조건 7가지 중 5개 이상을 충족한 제품이다.

  1. 넷플릭스 응용프로그램 실행 시간이 짧아야 한다
  2. 넷플릭스로 시청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보던 장면에서 다시 볼 수 있어야 한다
  3. 다른 응용프로그램을 쓰다가 넷플릭스를 실행하여 영상을 바로 틀 수 있어야 한다
  4. 리모콘에 넷플릭스 단추가 있어야 한다
  5. 스마트TV에 넷플릭스 응용프로그램 바로가기 아이콘이 눈에 띄어야 한다
  6. TV를 켜면 넷플릭스가 바로 나와야 한다
  7. 넷플릭스의 최신 기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위 조건을 충족한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의 4K UHD TV 20여 종이다. 세 회사 모두 넷플릭스를 시청하다가 TV를 껐다가 켜면 보던 장면이 나오거나 넷플릭스 앱을 실행하는 기능을 넣었다. 지난 5월 한국의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가 넷플릭스와 제휴했는데 딜라이브는 셋톱박스 리모콘에 넷플릭스 로고를 새긴 단추 하나를 박았다.

[딜라이브 리모콘]

우리 상식과는 좀 다른 내용도 있다. 넷플릭스는 IPTV와의 제휴에 적극적이다. 언뜻, 넷플릭스와 IPTV는 경쟁자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스콧 마이러는 “글로벌하게 50개가 넘는 IPTV 회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며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통신사와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설명이 있다. 넷플릭스는 비슷한 서비스를 경쟁상대로 두지 않는다. 가입자가 넷플릭스를 보지 않게 하는 요인 모두를 경쟁자로 본다. 예를 들면 외출하거나 외식을 하러가면 집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없다. 그 때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것이 넷플릭스가 기기를 가리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UHD TV를 샀다면 넷플릭스가 정답

넷플릭스는 영악한 수를 냈다. TV 시청자 모두를 가입자로 유치하려는 계획 대신 UHD TV를 산 사람을 노린다. 화질 좋은 TV를 산 만큼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살린 영상을 보고 싶어할 거란 생각에서다.

“4K UHD TV가 나왔을 때 영상 공급자로서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HDR 10 얘기가 나오는데 마찬가지다. LG TV는 돌비 비전과 HDR 10 둘 다 지원하고 삼성전자는 HDR 10만 지원하는데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둘 중 어느 걸로 봐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둘 다 지원한다.”

그는 4K, UHD, HD 급 콘텐츠를 만들거나 공급하는 건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를 직접 만든다. TV와 넷플릭스는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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