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즐기면 더 재미있는 포켓몬스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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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즐기면 더 재미있는 포켓몬스터 이야기
  • by 김정철
포켓몬 고가 히트하면서 별별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다. 특히 우리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것은 우리 나라도 이미 수년 전에 시연했던 기술이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기술의 게임이며, 한국형 포켓몬 고도 준비 중이다. 등등의 기사다. 사실 그런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더기어는 기술적 관점이 아닌 역사적 관점에서 포켓몬스터를 다시 한번 돌아보기로 했다. 포켓몬 고가 단 일주일만에 성공한 데는 20년간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술은 토핑이었을 뿐이다. 


1. 올해는 포켓몬스터 탄생 20주년

포켓몬 고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는 1996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탄생했다. 일본 닌텐도가 개발한 이 게임은 휴대용 게임기로 닌텐도 DS다음으로 많이 팔린 '게임보이'용 게임으로 출시돼 20년간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고 올해까지 약 2억 8000만개의 타이틀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전세계 3억에 가까운 인구가 직접 돈을 주고 포켓몬스터 게임을 소유했던 거다. 그 게임을 공짜로 모바일로 즐길 수 있으니 다운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2. 포켓몬스터는 게임 뿐만이 아니다

포켓몬스터가 유명하게 된 것은 사실 게임 때문이 아니다. 1997년부터 TV방영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고, 국내에서도 1999년부터 TV방영됐다. 극장판으로 수 차례 나왔는데 일본에서 항상 그 해 흥행 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아이들이 모으는 포켓몬 카드 역시 2000년도에 이미 10억장이 팔릴 정도로 대히트를 했다. 참고로 애니메이션판 포켓몬스터 주인공 이름은 '사토시'로 포켓몬스터를 처음 개발한 '타지리 사토시'에서 비롯됐고, 라이벌 이름은 시게루인데, 이 역시 닌텐도의 마리오브라더스를 창조한 '미야모토 시게루'에서 비롯됐다.



3. 포켓몬 TV 판은 방영 중에 아이들에게 집단 쇼크를 일으킨 적이 있다

포켓몬 TV판 중에 38화 방영 분은 1997년 12월 16일 방영됐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중에 폭발장면에서 파란빛과 붉은빛이 연속적으로 깜빡이는 장면이 시청하던 일본 어린이들에게 간질 발작을 일으켰다. 광과민성 발작으로 불리는 이 현상으로 인해 총 635명 이상의 일본 어린이들에게 발작을 일으켰고 이후에 이 에피소드는 다시 방영되지 않았다. 또, 이 에피소드에 등장한 '전뇌 전사 폴리곤'은 이후에 다시는 등장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포켓몬 쇼크로 불리며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고, 한국의 서프라이즈 에피소드, 미국 심슨 가족에 패러디된 적도 있다. 



4. 미국에서 발매될 때는 '포켓몬'으로

현재 미국을 비롯한 해외 발매 제목은 '포켓몬'이다. 그래서 포켓몬 고(Pokemon Go)라는 현재 게임 이름이 탄생했다. 한국에서는 일본원제인 '포켓몬스터(pocket monster)'가 더 유명하다. 포켓몬스터가 해외 발매시 포켓몬이 된 이유는 상표권 문제가 있었고, 어감 문제도 있었다. '몬스터'라는 뜻이 우리에게는 단순히 '괴물'정도지만 영어로는 '괴수'나 '잔악한 인간'정도의 강렬한 뜻이다. 게다가 "주머니 속에 괴물"은 좀 섹시한 뜻이기도 하다. 포켓몬을 만든 '타지리 사토시'가 처음 만들 때의 이름은 '캡슐 몬스터'였다.



5. 포켓몬 고는 닌텐도가 개발하지 않았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는 일본의 포켓몬컴퍼니와 미국의 증강현실 개발사인 나이앤틱(Niantic)이 공동 개발했다. 사실 나이앤틱이 주도로 개발하고, 포켓몬컴퍼니는 지적재산권을 제공한 것에 가깝다. 그래서 일본보다 미국에 먼저 런칭됐다. 나이앤틱은 구글의 사내벤처였고, 2014년에는 증강현실 게임 '인그레스'를 개발했다. 인그레스도 우습게 볼 게임이 아니다. 이 게임은 현실 세계로 돌아다니며 영역을 확장하는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인데, 전세계 1,200만 명 이상이 다운 받은 인기 게임이었다. 무엇보다 포켓몬 고와 게임 진행방식과 기술이 비슷한 점도 특징이다.
나이엔틱이 인그레스를 만들 때, 지역별로 구획을 나눈 데이터가 있었는데, 여기에 우연히 한국의 강원도 일부 지역(속초, 양양, 울릉도 등)이 아시아권역이 아닌 유럽권역으로 포함되어 있어 국내에서도 포켓몬 고의 플레이가 가능했다.



6. 포켓몬스터는 네트워크 게임의 시초에 가깝다

현재 포켓몬 고가 흥행하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AR(증강현실) 기술, 그리고 게이머들끼리의 교환, 대결 등의 트레이드 시스템이 적절히 가미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전통은 초창기 포켓몬스터부터 시도됐다. 포켓몬스터는 원래 게임보이라는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이었는데, 이걸로 게임을 하다가 친구끼리 만나면 서로의 게임보이에 케이블을 연결하면 캐릭터를 교환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원시적이지만 1995년 당시에는 인터넷이나 네트워크 개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비교적 혁신적인 개념이었다.



7. 포켓몬의 숫자는 150마리? 151마리?

현재 포켓몬 고의 몬스터를 종류별로 다 모으면 150마리다. 1996년 탄생한 오리지널 포켓몬스터 역시 150마리였다. 원래 기획시는 250마리를 모으는 게임이었으나 게임보이의 용량 문제로 150마리만 모으도록 설계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포켓몬스터는 작은 히트를 기록한 게임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151마리째 포켓몬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뮤'라는 이름의 이 포켓몬은 개발자가 버그테스트를 위해 넣어둔 몬스터로 특정한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몬스터다. 그런데, 이것을 얻기 위해 게이머들이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뮤를 잡기 위해 수 많은 에피소드가 생기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포켓몬스터는 엄청난 인기 게임으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포켓몬 고에는 '뮤'가 빠진 150마리만 모을 수 있지만 언제 또 포켓몬 도감에 등록되지 않은 포켓몬이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다.



8. 내년까지 닌텐도 모바일 게임은 3개 더 나온다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다. 그들은 2017년까지 총 5개의 모바일 게임을 내놓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에는 '미토모'가 나왔는데 1천만 다운로드는 기록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은 시원찮았다. 닌텐도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내놓은 포켓몬 고는 예상대로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게임으로 유력한 것은 '파이어 엠블렘'이지만 사람들이 또 기대하는 것은 이후에 나올 닌텐도 공전의 히트작인 '동물의 숲'이다. 그 밖에도 내년에는  '모바일 마리오 카트'도 낭올 가능성이 크다.


9. 실사 영화도 나올 예정이다

포켓몬의 실사화에 대해서는 꽤 오래 얘기가 오갔지만 최근 포켓몬 고의 흥행으로 인해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아마 머지않아 노란 괴물을 데리고 다니는 어색한 미국 꼬마의 영화가 나올 것 같다. 제작사로는 현재 '레전더리 픽처스'가 유력하며, 레전더리 픽처스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제작해서 유명해진 제작사다. 설마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하지는 않겠지?



10. 포켓몬은 벌레채집과 게임광이었던 이가 보내준 선물

포켓몬은 닌텐도의 기획과 마케팅과 기술이 만나 억지로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니다. 포켓몬을 개발한 '타지리 사토시'는 어린 시절 곤충채집을 즐겨했고,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게임에 푹 빠져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내기 일수였다고 한다. (자폐증 때문이기도 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이 보면 기겁을 할 성장과정이다. 게임을 너무 좋아했던 사토시는 직접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하고 프로그래밍을 배워 '쿠인티'라는 게임을 제작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곤충채집했던 추억을 떠올려, 도시화로 곤충채집이 힘들어진 아이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포켓몬스터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포켓몬은 20년간 진화를 거쳐 증강현실, 스마트폰을 만나 산과 들 대신에 도시와 거리를 뛰어 다니며 포켓몬을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사토시의 오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참고로 포켓몬스터의 '피카츄'는 사토시 아버지의 직업이자, 자신도 그 길을 가길 원했던 '전기수리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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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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