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 베스트·워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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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 베스트·워스트 5
  • by 이상우
지난 10월 5일은 ‘혁신의 아이콘’이자 애플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췌장신경내분비 종양으로 우리 곁을 떠난 날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그처럼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우리 삶의 방식 자체에 혁신적 변화를 몰고 온 이는 드물다. 스티브 잡스는 1976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 1을 시작으로 아이폰까지 수 많은 혁신적 제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만약 그가 지금 우리와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면 그는 현재의 애플 제품을 어떻게 평가할까.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을 '베스트 5'와 용납하지 않았을 '워스트 5'를 재미로 뽑아봤다. (정리= 이상우 기자, 김정철 기자)


스티브 잡스가 사랑했을 '베스트 5'


1. 아이패드 에어



요즘은 아이패드 고르기가 쉽지 않다. 현재 판매하는 아이패드 종류만 5가지인데다 가격도 36만 원부터 139만 원까지 다양하다. 크기, 저장 용량, 네트워크 옵션까지 고려해야 한다. 사실 이렇게 다양한 옵션이 있기까지는 2013년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의 역할이 컸다. 얇고 가벼운데다 화사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다. 잡스 시절 초창기 아이패드의 단점을 대부분 해결했다. 말하자면 아이패드의 완성작인 셈이다. 업그레이드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 2는 여전히 아이패드 제품군의 주력이며 대부분의 아이패드 예비 구매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모델이다.



2. 12인치 맥북

USB 타입C 단자 하나뿐인 척박한 확장성 때문에 비판을 받은 모델이지만 심플함을 사랑했던 스티브잡스라면 12인치 맥북을 사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쪽 끝까지 채우는 풀 사이즈 키보드는 소형 노트북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입력 문제를 최소화했고 2304x1440 해상도의 12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화사함 그 이상이다. 여느 윈도우 노트북 이상의 커다란 멀티 터치 트랙패드는 편안하고 햅틱 피드백은 재밌다. 잡스 시절 애플 기기 특유의 높은 품질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3. 아이폰 SE

스티브잡스는 4인치를 이상적인 스마트폰 크기로 생각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4인치도 반대했다. 스티브잡스가 사랑한 크기는 3.5인치다.
그나마 4인치 아이폰은 스티브잡스가 생각한 한 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마지노선이었고, 그가 살아 있었다면 5.5인치 아이폰 플러스 시리즈의 탄생은 더 미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2016년 출시한 아이폰 SE는 그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빠르고, 단순하며, 작고, 민첩했기 때문이다. 




4. 아이폰 7



애플은 매년 최고의 아이폰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이번에도 그렇다. 나도 동의한다. 새로운 색상 블랙과 제트 블랙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이 훨씬 밝아져, 야외에서 글씨 읽기가 수월하고 3.5mm 헤드폰 잭 대신 들어간 스테레오 스피커는 분리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미묘한 깜박임도 보정하는 1200만 화소 카메라는 처음으로 광학 2배 줌을 지원해 피사체에 심도 효과를 줄 수 있다. 검은색을 사랑했고, 음악을 사랑했으며, 카메라를 중요시 생각한 스티브잡스는 충분히 흡족했을거다. 또, 아이폰 최초로 도입된 IP67 방수 기능도 그의 마음에 들었을거다. 물을 너무 싫어해 젊은 시절 목욕도 자주 안했었으니까.



5. 아이클라우드

모든 기기에서 동일하고 간결한 경험을 얻길 원했던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가장 잘 담아낸 서비스다. 아이클라우드는 하나의 애플 ID를 통해 여러 애플 기기를 하나로 묶고 사진, 영화, 음악, 문서 등 모든 데이터를 공유하고 iOS 기기의 백업 장소로도 사용된다. 이제는 맥의 페이지에서 작업한 문서를 아이폰 페이지에서 보고 수정하고 덧붙이는 일련의 작업들이 실시간으로 공유 된다.



스티브 잡스가 용납하지 않았을 '워스트 5'


1. 배터리 케이스


애플이 직접 만든 제품이 맞나? 올해 에어팟이 있었다면 2015년의 가장 애플답지 않은 제품은 바로 아이폰6s 배터리 케이스다. 대부분의 배터리 케이스와 달리 애플 배터리 케이스 뒷면은 평평하지 않고 가운데 부분이 약간 돌출돼 있다. 디자인 밸런스는 무너졌고 오래 쥐고 있는 것도 힘들다. 게다가 가격에서는 애플 프리미엄을 버리지 않았다. 13만 9,000원이다. 이 제품 하나로 전세계 애플팬의 1% 정도는 맹신도에서 벗어났다고 확신한다.



2.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애플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기존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대 가장 큰 크기의 이 아이패드 프로는 컴퓨터와 아이패드 사이에 애매모호한 역할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키보드와 애플 펜슬 등을 주섬주섬 챙기고 다녀야 하는 것도 미니멀리스트이자 스타일러스를 비웃었던 스티브잡스가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다. 애플 펜슬의 충전 방식도 미학적으로 아름답지 않다. 그리고 너무 비싸다. 컴퓨터처럼 쓰라고 했지만 옵션인 스마트 키보드를 함께 구입하면 가격이 161만 9,000원이다. 같은 256GB 용량의 12인치 맥북은 159만 원이다. 당연히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다.



3. 애플워치

이상우 기자는 애플워치를 베스트로 꼽았고, 김정철 기자는 워스트로 꼽았다. 이상우 기자는 애플워치의 1200만대에 달하는 판매고와 애플의 잔고를 늘려준 것에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정철 기자는 스티브잡스가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다양한 모델 라인업과 스트랩 디자인을 꼽았다. 스티브잡스는 기본적으로 원모델 전략을 고집했다. 알록달록, 금색, 은색을 칠한 다양한 애플워치는 그의 취향이 절대 아니었을 거다. 디지털 크라운과 버튼, 터치인터페이스로 나뉘어진 혼란스러운 조작방식도 잡스 스타일이 절대 아니다.



4. 아이폰 5C


판매 기록을 계속 갱신했던 아이폰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실패한 모델이 있다면 아이폰 5C다. 2013년 아이폰 5s와 동시에 출시했으며 중국을 겨냥한 모델로 저가형을 표방했으나 어중간한 가격과 어중간한 디자인, 어중간한 성능으로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1년 만인 2014년 바로 단종됐다. '인생은 컬러풀'이라는 슬로건도 아이맥, 아이팟 미니의 슬로건을 계속 우려먹어 지겨웠다. 항상 최상의 퀄리티를 추구했던 스티브잡스에게 중국을 겨냥한 어중간한 5C는 이해하기 힘든 모델이었을 거다.



5. 아이폰 7 & 에어팟

아이폰 7도 단점이 있다. 방수를 위해 바뀐 새 홈 버튼의 촉감이나 손 맛은 몇 번을 써도 어색하다. 감성적 경험을 강조했던 스티브잡스라면 컨펌을 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 3.5mm 헤드폰 잭이 사라진 아이폰을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나의 구멍이 사라진 대신에 과도기적인 라이트닝-3.5mm 어댑터와 요상한 에어팟이 남았다. 이어팟을 디자인을 계승한 것은 좋지만 귀에 잘 붙어 있는지 매시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분실 사고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과거엔 없던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아야 하는 것에 불같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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