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7 플러스, 듀얼 카메라의 강력한 매력
상태바
아이폰 7 플러스, 듀얼 카메라의 강력한 매력
  • by 김정철
아이폰7 플러스는 아이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달았다. 그래서 이 리뷰는 전체 리뷰에 앞서 카메라 리뷰만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전체 리뷰는 국내 정식 출시에 즈음해서 이뤄질 예정이다. 

애플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할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자면 듀얼 카메라는 스마트폰 업계에서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이 분야의 원조격은 역시 LG다. 디지털 기기의 원조를 찾다보면 항상 LG가 어둠 속에서 웃음을 짓고 있다. 놀라운 기업이다. 2011년 LG는 옵티머스 3D라는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사실 3D 라는 키워드만 가지고 급조된 제품에 가까웠으며 완성도는 별로였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전면부 듀얼카메라 스마트폰인 V10을 발매했다. G5와 V20은 후면부에 두 개의 카메라를 달았다. LG는 일반 화각과 풍경 사진 찍기 좋은 광각 계열의 듀얼 카메라를 설계한다.  

그에 비해 아이폰7플러스는 광각이 아닌 망원 렌즈를 달았다. 즉 28mm 화각의 카메라와 2배 줌 격인 56mm 화각의 카메라다. 듀얼 카메라가 나온 김에 더 얘기하자면 최근 출시한 화웨이 P9, 샤오미 미5S 플러스 역시 듀얼 카메라다. 그런데, 이 두 개의 중국 스마트폰은 하나는 컬러, 또 다른 하나는 흑백 카메라로 주로 화질을 향상시키는 역할로 듀얼 카메라를 달았다. 

아이폰7 플러스로 다시 돌아와 보자. 아이폰7 플러스는 카메라 촬영시에 일반 촬영, 2배 줌 촬영을 선택할 수 있다. 왼쪽에 있는 렌즈가 28mm렌즈이며, 오른쪽은 56mm렌즈다. 손으로 가려가면서 직접 체크했다. 이 두 렌즈는 화각만 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다. 2개 렌즈가 동시에 피사체를 측정해서 광학 손떨림 방지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두 렌즈 중에 하나를 가리면 화각과는 상관없이 피사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평범하다. 

[왼쪽 28mm, 오른쪽 56mm]

그런데, 이 듀얼 카메라가 놀라운 매력을 발휘하는 것은 '인물사진'모드다. 애플은 iOS의 업데이트를 통해 피사계의 심도 효과(아웃포커스)를 강조하는 인물사진 모드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애플이 인수한 링스(LiNx)의 기술로 두 개의 카메라로 거리별로 사진을 9장 찍어 합성하는 기술이다. 사진 중에 강조를 원하는 피사체는 그대로 두고, 나머지 8장은 거리별로 흐림 효과를 주어 자연스러운 아웃포커스 효과를 유도한다. 

사실 이 기술에 대해 반신반의 했으나 실제 촬영해 본 샘플에서는 그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났다. 샘플을 몇 장 더 보자. 왼쪽은 일반 모드, 오른쪽은 인물사진 모드다. 

모두 원본 그대로 리사이즈만 했다.
DSLR급의 아름다운 빛망울(보케)는 아니지만 허접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아웃포커스 효과와는 차이가 있다.
꽤 완성도가 높고, 분리 효과도 꽤 디테일하다. 

그러나, 피사체가 너무 작으면 배경과의 분리가 부자연스럽다. 인물모드라는 말처럼 말 그대로 인물용 사진에 쓰라는 용도다. 

위 사진을 100% 크롭했다. 작은 피사체는 한계가 뚜렷하다.

또 제약이 있다. 9장의 사진을 순식간에 찍어 합쳐야 하기 때문에 셔터 스피드가 충분히 확보되야 한다. 따라서 어두운 곳에서는 인물사진 모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빛이 부족할 경우에는 "빛이 더 필욜합니다"라고 메시지가 뜬다. 참고로 '필욜'합니다는 오타다. 미국 제품이니 이해하자. 


또한 강조하고 싶은 피사체가 약 1m~2.5m 거리에 존재해야지만 심도 효과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경고 메시지가 뜬다.
너무 가까워도 잘 안 된다. 사실 가까운 물체는 어느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찍어도 심도 효과가 나타난다. 


인물 효과는 만족스럽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아이폰7의 카메라는 힘을 잃는다.
야간 사진이나 실내 사진은 경쟁 제품과 비교할 때 가장 뒤떨어진다.

위 사진을 100% 크롭했다. 일명 수채화 현상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어두운 곳 사진은 색재현성이나 디테일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아이폰7 플러스는 밝은 낮에는 상당히 좋은 사진을 뽑아주지만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준다.
위 사진도 언더측광이 강해서 사진 품질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이폰7플러스는 흔들린 사진을 줄이기 위해서 어두운 곳에서 언더측광을 하는 경향이 종종 나타났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

위 사진은 ISO 320을 100% 크롭한 사진이다.
경쟁 스마트폰과 비교하자면 디테일이 상당히 아쉽다. 왼쪽 얼굴에 포커싱이 맞았지만 수채화 현상이 심하고, 아웃포커싱 된 곳과 디테일이 큰 차이가 없다. 


아래는 기타 샘플 사진이다. 

위 사진은 인물 모드가 아니라 망원(56mm) 카메라로 피사체에 접근해서 찍은 사진이다. 망원 카메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아웃포커싱이 가능하다.

아이폰7 플러스는 듀얼 카메라로 높은 수준의 아웃포커싱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DSLR급은 아니지만 휴대성과 편의성을 생각할 때 비교할 바가 아니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기본기는 최근 스마트폰들에 비해 분명히 떨어진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는 언더측광과 디테일이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보였다. 다만 필터를 쓰면 노출값을 조정할 수 있고, 디테일이 좀 무너져도 소셜미디어용으로는 손색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는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절묘하게 튜닝하는 노하우가 돋보인다.
아이폰7 플러스는 아직도 사용자가 고감도 설정이나 셔터스피드 설정 등의 수동 설정을 할 수 없다. 자신들을 믿고 따라오라는 애플의 자신감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불편도 없었고, 아이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최근 경쟁자들의 화질이 아이폰과 비슷하거나 이미 뛰어넘었기 때문에 이제는 애플이 고집쟁이처럼 보인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BOUT AUTHOR
김정철
김정철 jc@thegea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COMMENT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