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서비스 - 인테리어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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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서비스 - 인테리어 앱
  • by 정보라
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서비스는 단연 인테리어 정보 공유 서비스다. 지난 해 연말 tvN ‘내 방의 품격’과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가 관심의 불씨를 지폈고, 올해 오늘의 집, 하우스, 네이버 리빙 등 관련 서비스가 사랑을 흠뻑 받았다. 아, 말했던가. ‘2016년 가장 인상 깊었던’ 시리즈는 기자의 주관을 기준으로 삼는 기사다. 다시 말하면 올해 내 최대 관심사는 인테리어 집꾸미기다.

[이미지 출처: 픽스베이 pixbay cc0]

집꾸미기가 개인의 관심사라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네이버가 공개하는 검색량 추이 공개 서비스 ‘네이버 트렌드’를 보자. ‘셀프 인테리어’ 검색 빈도수는 해마다 연초에 높았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유독 높았다. 집꾸미기 방송 방영 시기와 비교하면,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보인다.


위 트랜드 분석중에 셀프 인테리어는 셀프 도배와 셀프 장판, 셀프 페인팅을 포함했고, 집꾸미기 방송은 '내방의 품격'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관련 쇼핑몰은 문고리닷컴과 손잡이닷컴을 포함하여 조회했다. 상기 그래프는 네이버 검색 추이를 나타낸 것으로 가장 검색량이 높은 시기를 100으로 삼고 집계했다. 

2015년 12월 tvN ‘내 방의 품격’,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가 방영을 시작했고, 각각 5개월과 8개월 동안 방영됐다. tvN판 러브하우스 ‘렛미홈’은 2016년 4월부터 7월 사이 집이 달라지면 가족의 삶도 달라진다는 콘셉트로 전문가의 홈 인테리어 치유법을 소개했다.


이 바람은 서점에도 불었다. 예스24는 올해 인테리어 관련 서적 판매량은 2015년보다 떨어졌지만, 셀프 인테리어와 DIY 관련 서적은 도리어 올랐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서적 판매량 가운데 셀프 인테리어와 DIY 서적의 비중은 2013년 7.5%, 2014년 8.4%로 소폭 오르다가 2015년 32%, 2016년 33.3%로 올랐다. (자료 수집: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18일 사이, 다른 연도 자료도 동기간으로 수집)

이승재 오늘의 집 대표는 "인테리어 관련 검색이 2월과 6~9월 사이에 많이 있는데 보통 인테리어 키워드 검색은 결혼 키워드보다 1~2개월 앞서 뜨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이러한 관심이 발전하여 실행으로 이어지고, 관련 키워드(셀프 인테리어 자재나 소품 관련 쇼핑몰과 소품과 가구 전문몰) 검색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페인트 브랜드 벤자민 무어와 같은 셀프 인테리어용 자재와 브랜드 검색량이 2016년 들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트렌드로 본 인테리어와 결혼 검색 추이]

셀프 인테리어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건 전문 서비스의 등장이다. ‘오늘의 집’과 ‘하우스’는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사용자가 자기 집 사진을 올리는 기능을 공통으로 갖췄다. 두 서비스는 집꾸미기 방송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늘의 집은 ‘내 방의 품격’을 하우스는 ‘헌집 줄게 새집 다오’의 콘텐츠 제작에 자문 또는 출연진으로 참여했다. 하우스는 지난해 프라이머와 사제파트너스에서, 오늘의 집은 올해 IMM인베스트먼트와 본엔젤스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두 서비스보다 잡지 기능에 초점을 맞춘 '집꾸미기'란 서비스도 올 7월, 20억원 투자를 받았다.

[인테리어 정보 공유 서비스 '오늘의 집'과 '집꾸미기', '하우스'의 앱 아이콘]


인테리어 관련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고 투자를 끄는 배경으로, 이승재 대표는 "공간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은 낙후되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이케아와 한샘 등 대형 브랜드의 매출 증가는 사람들이 더 나은 제품으로 집을 바꾸고 싶어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민 하우스미디어 대표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까닭으로 SNS의 확산을 들었다. “사용자 활성도가 올라가는 시점과 사람들이 직접 올리는 자기 집 사진 수가 늘어난 시점이 맞물리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양상은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도드라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엔 ‘#집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70만 건이 넘는다. 한국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6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인기 있는 주제에 속한다. 비슷한 주제인 ‘#홈스타그램’으로 올라오는 게시물은 40만 건이 넘는다.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수 꾸민 집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네이버도 이 분위기에 발을 들이밀었다. 올해 5월 모바일 첫 화면에 ‘리빙’ 주제 판을 신설하여 블로그와 카페 게시물뿐 아니라 자체 오픈마켓 입점몰에서 파는 인테리어 소품을 보여준다. 리빙 판의 공식 블로그에서는 네이버 사용자에게 메인용 콘텐츠를 제보 받는다.



온라인 집들이, 블로그와 카페를 나와 전문 서비스로 들어가다


오늘의 집과 하우스는 기존의 인테리어 잡지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서비스다. 잡지나 언론이 주목한 적 없는 집인데도 집 주인이 ‘나는 우리 집을 이렇게 꾸몄다’며 올리는 사진이 중심 콘텐츠다. 거칠고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어도 환영한다. 이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서 ‘온라인 집들이’라고 부르던 모습과 비슷하다.

온라인 집들이는 집들이 손님이 오면 현관으로 마중 나가 거실, 방을 보여주듯, 집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걸 말한다. 주로 이사가거나 집을 새로 꾸민 사람들이 한다. ‘오늘의 집’은 아예 ‘온라인 집들이’를 별도 카테고리로 만들었다.

온라인 집들이의 포인트는, 비 전문가를 독자로 둔다는 데에 있다. 블로그나 카페뿐 아니라 오늘의 집과 같은 전문 서비스도 인테리어 전문가를 독자로 삼지 않는다. 전문 용어를 풀어 쓰거나 ‘나도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라는 식으로 설명하여 누구나 읽을 수 있게 한다. 고가의 주문형 가구뿐 아니라 다이소나 이케아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소품이나 가구를 활용한 스타일이 다양하게 올라와서 ‘나도 해볼까’라는 심리를 자극한다. 이 심리는 '이 정도면 우리집도 소개할 만'이라는 마음으로 이어지는데 오늘의 집과 하우스 같은 전문 서비스가 배출구가 된다.



집을 뜯어 고쳐야 인테리어? 소품 배치도 인테리어!


셀프 인테리어 검색 빈도가 높아지고,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늘어난 시기는 공교롭게도 이케아 진출 시기와 겹친다. 이케아는 2014년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한국 1호점을 열었는데 2020년 6호점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케아가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며 값은 싸고 디자인은 트렌디한 가구가 주는 효과가 블로그와 카페에 구입 후기로 퍼졌다. 이제 인테리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되었고, 인테리어라는 단어가 집을 뜯어고친다는 것에서 스타일링으로 옮겨간 것이다.

하우스의 김성민 대표는 “기존엔 셀프 인테리어라고 하면 톱질하고 페이트칠과 같은 DIY를 떠올렸다면 지금은 적절한 비용에 얼마나 잘 꾸미는지가 핵심”이라고 트렌드를 설명했다. 사람들이 시공보다 스타일링의 효과에 주목하면서 감각을 익히거나 다른 사람이 올린 집 사진을 보고, 이를 따라하거나 참고하여 자기 집을 꾸민다는 설명이다.

그의 설명을 뒷받침하듯, 하우스와 오늘의 집은 인테리어 시공 중개 기능보다 쇼핑 기능을 먼저 넣었다. 두 서비스 모두 이 기능을 올해 신설했다. 네이버 리빙 또한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을 보여준다. 여느 쇼핑몰과 달리, 세 서비스는 주전자와 수건도 인테리어 용품으로 취급한다.


['오늘의 집'과 '하우스', '집꾸미기'의 스토어 기능. 인테리어 정보 공유 서비스에서 스토어는 필수다.]

집안에 있는 모든 게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는 시절이다.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간 서비스가 바로 오픈갤러리다. 오픈갤러리는 그림 렌탈 서비스로, 기업의 사옥이나 사무실뿐 아니라 가정 집에도 그림을 대여한다. 일반인은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작가의 작품을 하루 천 원꼴인 3개월 10만원에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림을 걸면 집 전체는 몰라도, 그림을 건 벽만큼은 멋들어져 보인다. 집 전체를 멋지게 꾸미는 건 어렵지만, 벽 하나만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으로 꾸미는 건 덜 힘들지 않을까. 

집이 잠만 자는 곳이라면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한동안 집에서 잠만 자봤는데 마음이 늘 불안했다. 집에 정붙이지 않으니 쉬는 날엔 갈 곳을 찾아야 했다. 그 시기, 집을 조금이라도 아늑하게 만들었다면 정처없이 헤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난 오늘도 오늘의 집과 하우스를 열어본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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