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엔비 13 리뷰,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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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엔비 13 리뷰,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노트북
  • by 이상우
매년 2월과 9월이면 신학기를 앞두고 새 노트북이 쏟아진다. 올해도 많은 노트북들이 준비되어 있다. 그 첫 스타트는 HP 엔비 13이 끊었다. 7세대 코어 i5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HP 엔비 13(모델명 ab034TU)은 환골탈태한 HP 디자인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제품이다. 가격이나 라인업을 볼 때는 고급스러운 보급형 정도지만 실제 감성 품질은 고급형 노트북을 압도한다. 풀 메탈의 부드러운 외관 전체가 무광 골드이며 둥근 모서리, 크롬 힌지가 포인트다. 상당히 견고하게 만들어 사용할 때 삐걱거림 같은 잡소리도 없다. 2017년형 HP 엔비 13을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엔비 13의 외관은 "깔끔" 한마디로 표현된다.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 가공 공법을 써 통 알루미늄 덩어리를 깎아 만든 유니바디 디자인이 적용되어서다. 모든 제작 공정이 컴퓨터를 통한 수치로 제어되는 CNC 공법은 동일한 과정의 반복 가공 또는 복잡한 모양을 만드는데 최적화됐다.

알루미늄 재질의 메탈릭한 상판, 둥글게 라운딩된 모서리는 디자인의 통일성을 높이고 아노다이징 처리로 마감해 내구성까지 높였다. 바닥 부품들도 이음새가 없는 유니바디 디자인이다. 2개의 고무 스탠드 사이 흡기구를 배치했다.


독특한 구조의 리프트 힌지


세상 거의 모든 노트북은 바닥과 평평하게 놓인다. 그래서 타이핑할 때 손목의 각도가 꺾여 자연스럽지 않다. 엔비 13은 독특한 구조의 '리프트 힌지'를 고안해 이런 불편을 비켜간다. 상판 디스플레이 가장자리에 낚싯바늘처럼 굽은 엣지 디자인이 적용돼 상판을 열면 본체가 살짝 뜨며 경사가 생기고 키보드와 손목이 자연스럽게 놓이도록 한 것이다. 오랜 타이핑에 손목의 부담을 줄여 준다.

힌지 바깥쪽에는 크롬을 입혀 거울처럼 반짝이고 회전에 따른 책상 같은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보호하는 고무 받침대를 덧대었다.

엔비 13는 본체 뒷면, 디스플레이와 본체가 만나는 힌지에 집중되어 내부 열이 배출되는 쿨링 시스템이다. 2개의 팬이 아래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메인보드와 CPU에 내뿜고, 공기는 다시 뒷면과 힌지의 환기구를 통해 배출된다. 몸통과 바닥 사이의 충분한 여유 공간에 있기에 합리적인 냉각이 가능하겠지만 벤치마크 같은 부하 높은 프로그램 실행 중 상단 팜 레스트에 손을 데면 열이 상당할 정도로 뜨거워진다. 또 힌지쪽 환기구에서 나오는 팬 소음이 디스플레이에 반사돼 신경을 거스르게 한다. 팬 소리가 크지 않은데도 분명하게 들린다. 리뷰 제품은 실제 판매되는 양산 모델이 아니다. 양산 모델이 도착하면 자세한 쿨링 성능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13.3인치 풀HD(1920 × 1080) 해상도의 IPS 패널이다. 색상과 밝기는 양호한 수준이다. 터치 방식이 아닌데도 디스플레이 아래쪽 테두리가 지나치게 두껍다는 생각을 했는데 노트북을 열 때 몸통이 살짝 들리는 리프트 힌지 때문이었다.

키보드는 화면 크기에 맞춘 숫자 키패드가 없는 표준 레이아웃이다. 약 19mm의 키 피치는 조용하면서 타이핑의 순수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하게 치면 둔탁한 느낌이 들지만 살짝 두드려도 잘 입력되기 때문에 세게 누를 이유가 없다. 문서 작성을 위해 오랫동안 키보드 덱 위에 손바닥을 올려놓아도 편안한 부드러운 표면도 좋았다. 키보드 백라이트, 음소거 시 빨간색 작은 LED 점등 같은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도 많은 투자를 한 것처럼 보인다.

터치패드는 강화 유리로 덮어 손가락과 부드럽게 반응하고 테두리를 다이아몬드 커팅해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임이 달리 보이게도 했다. 터치패드는 단일 구조로 별도의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데, 하단 중앙 가까이 있는 라인의 왼쪽을 누르면 마우스 왼쪽 클릭이 오른쪽을 누르면 오른쪽 클릭이 먹힌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다섯 손가락을 올려놓아도 여유로운 널찍한 공간이다.

터치 미지원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커버하는 이 트랙패드는 윈도우10을 완벽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터치패드 오른쪽에서 왼쪽 끝으로 살짝 문지르면 가상 데스크톱이 나타나고 이동할 바탕화면 선택이 된다.

키보드 양옆으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다. HP는 최근 세계적인 오디오 제조 업체 뱅앤울룹슨(BANG & OLFSEN)과 공동 개발한 고음질 스피커와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있는데 리뷰 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바닥의 표면에 상관없이 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하학적인 조합의 스피커 구멍이 보면 볼수록 빨려 든다.


사운드 소프트웨어는 사용 환경에 따른 사운드 설정이 지원된다. 디스플레이 상단 웹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이나 음성 채팅 중 키보드의 타이핑 소리를 포함한 배경 소음을 줄이고, 음성 품질을 높이는 설정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엔비 13의 확실한 장점 중 하나는 포트의 다양성이다. 과거와 미래의 모든 USB 주변기기와 호환이 되게 풀 사이즈의 USB 3.1 단자 2개와 위, 아래 구분이 없고 더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가 장점인 USB 타입C 단자 1개 그리고 마이크로SD 카드 슬롯과 풀 사이즈의 HDMI 단자도 있다. 1cm 이하 초슬림 노트북을 만들어내느라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USB 타입A 단자를 없애는 실수를 엔비 13은 하지 않은 것이다. USB 타입C 단자가 좋다 해도 현재로서는 그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HP는 얇은 두께를 추구하면서 엔비 13의 배터리 크기를 이전 모델보다 거의 25%(2016년형 45WHr, 리뷰 제품은 57.8WHr)나 늘렸다. 이 정도 두께의 슬림 노트북에서 최대 14시간이 지속되는 배터리 수명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HP를 칭찬할 만하다. 물론 독자들은 그동안의 경험과 더기어 노트북 리뷰를 통해 실제 사용 시간과 다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세한 배터리 성능은 뒤에서 따로 설명하도록 한다.

엔비 13은 최근 출시하는 1kg 이하 무게의 노트북처럼 무게에 모든 것을 올인한 모델이 아니다. 스펙상 무게는 1.29kg이고, 두께는 1.39cm다. (실제 저울로 재어보자 1.37kg이 나왔지만 양산형 모델이 아니므로 참고만 하기 바란다.) 

대신 모바일 노트북 2배에 달하는 배터리 용량과 뛰어난 작업공간을 살렸다. 여기에 유니바디 재질의 디자인으로 내구성을 강화했다. 양손으로 힘을 줘도 휘어지는 느낌이 전혀 없다. 풀 메탈 재질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업무 처리에도 적합하다. 키보드 덱 위에서 약간 벗어난 디스플레이는 몰입감을 높이고 땀이 차지 않는 메탈의 케이스 표면 덕분에 뛰어난 그립감을 제공한다. 절전모드에서도 매우 빠르게 깨어난다. 새로 전원을 켤 때도 7초 만에 부팅이 돼 모바일 노트북 가운데서 최고 수준이다.

두께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보기 드물게 얇은 섀시 안에 든 하드웨어 사양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어울리도록 인텔 코어 m 시리즈가 아닌 인텔 7세대 '코어 i5-7200U'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카비레이크'라고도 하는 이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와 같은 소비 전력에 동작 클록이 상승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같은 클록이면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고 소비전력이 동일하면 처리 성능이 우수하다. 4K 동영상 인코딩과 디코딩 작업을 하드웨어로 처리 시키는 기능도 7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새 능력이다.


코어 i5-7200U는 소비전력이 15W인 듀얼 코어(하이퍼스레딩이 지원돼 스레드는 4개) 프로세서다. 기본 동작 클록은 2.5GHz이고, 처리할 데이터가 많아지면 3.1GHz까지 계속 상승하며 전체 성능의 밸런스를 맞춰간다. 6세대 같은 급의 코어 i5-6200U과 비교하면 200MHz 정도 클록이 향상됐다. 그래픽은 CPU에 통합된 인텔HD 그래픽 620이다. 그래픽 메모리는 메인 메모리와 공유하는 방식인데 리뷰 제품은 1GB가 할당돼 있다. 이렇게 메인 메모리 일부를 가져다 쓰는 통합 그래픽은 메인 메모리 액세스 속도가 그래픽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엔비 13은 LPDDR3 규격의 8GB 단일 메모리 구성이다. HP가 DDR4가 아닌 LPDDR3 메모리를 선택한 것은 노트북을 더 얇게 만들기 위함이다. LPDDR3가 DDR4에 비해 전력 소비량이 적기 때문인데 두께는 줄이고 배터리 지속 시간은 늘리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놀라운 스토리지 성능


엔비 13 2017년형의 가장 큰 특징은 놀랄 만큼 빠른 256GB SSD다. 성능 실험에서 매우 뛰어난 결과를 보여줬다. 우선 CPU 성능을 측정하는 시네벤치 R15 점수를 보자. 멀티스레드 처리가 277cb이고 싱글코어는 123cb을 기록했다. 코어 수와 동작 클록이 고려된 결과 값이다. CPU의 터보 부스터가 발동되면 최대 3.1GHz까지 클록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7세대 인텔 코어 i5-7Y54 프로세서가 탑재된 에이서 스위프트 7는 같은 실험에서 각각 196cb, 87cb를 얻는데 그쳤다.


[비교 모델 모두 카비레이크 탑재 노트북]


다음은 문서 작성과 스프레드시트 입력, 화상 회의와 웹 서핑으로 구성된 노트북의 전체 성능을 판단하는 PC마크 8의 결과다. 이 실험에서 CPU 성능에 의존하는 홈 엑셀레이터의 점수는 2,707점이 나왔다. 7세대 코어 i7-7500U(2.7GHz)이 탑재된 삼성 노트북9 메탈 13이 같은 실험에서 3,698점을 에이서 스위프트 7은 2,268점을 각각 기록해 CPU 클록이 성능에 반영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엔비 13은 딱 중간이다. 또 엔비 13은 PC마크 08로 측정한 결과에서 단순히 CPU만으로 처리한 컴퓨팅 성능보다 GPU로 OPEN CL을 가속하게 되는 경우 점수(3853점)가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특히 사진 작업과 화상 채팅 부문에서 성능 향상이 돋보였다.


배터리 수명 실험에서는 엔비 13이 비교 제품 삼성 노트북9 메탈을 앞섰다. 3시간 47분을 기록한 노트북9 메탈 13보다 31분이 긴 4시간 18분을 버텼고 이 때 남은 배터리 잔량은 19퍼센트나 됐다. 이 시간은 사실 실생활에서 쓸 때 배터리 수명과 조금 차이가 있다. 일상 업무는 연속해서가 어니라 덮었다 열었다 하면서 쓸 뿐더러 하루 종일 CPU 최고 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일상으로 나온 엔비 13은 한 번 충전으로 적게는 8시간 30분, 길게는 10시간 가까이 썼다. 하루 종일 어댑터 꽂을 필요가 없었다. 얼마나 오래 쓰냐보다 어떻게 하면 하루 업무를 할 수 있을까 염두에 두고 썼는데도 이렇다. 큼직한 배터리로 10시간을 넘기는 노트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엔비 13 수준의 크기에서 이렇게 오래가는 노트북 찾기 쉽지 않다. 퀵 충전도 갖췄다. 충전 시간이 매우 짧다. 30분 만에 65%를 충전했는데 급히 외출할 때 매우 효과적인 기능이다.

3D 게임은 할 수 있는지 보려고 3D 마크 실험도 했다. 다이렉트X 9에 최적화된 게임 성능의 지표가 되는 '아이스 스톰' 다이렉트X 11 게임의 성능을 간접 측정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험한 점수는 각각 51204점과 769점이다. 다이렉트X 11 게임을 즐기기는 약간 부족하고 다이렉트X 9에 최적화된 캐주얼 게임은 그래픽 중간 설정으로 즐길 수 있음을 나타내는 점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게임을 데모로 하는 벤치마크 '파이널 판타지 15'를 돌려봤다. HD 해상도의 표준 화질(노트북)에서 다이렉트X11 게임은 '표준', 다이렉트X9 게임도 '표준' 결과가 나왔다. 같은 HD 해상도에서 '고화질(노트북)' 모드로 변경해서는 다이렉트X9 게임은 '표준' 판정을 줬다. 크게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HD 해상도와 중간 화질로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면 30 프레임 이상의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엔비 13 구입을 검토하는 이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디자인보다 내면일 수 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에서 측정한 스토리지 성능은 1GB 데이터를 5번 읽는 테스트에서 1,586MB/s라는 놀라운 속도를 자랑한다. PCIe M.2 인터페이스의 매력을 고스란히 이끌어낸 훌륭한 성적이다. 거의 모든 코어 i5 기반 경쟁 모델과 삼성 노트북9 메탈 13이 포함된 일부 i7 기반 노트북까지 앞섰다. 삼성 노트북9 메탈 13은 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고작 561.5MB/s를 기록했을 뿐이다. 쓰기 성능은 304.3MB/s로 시리얼 ATA 인터페이스 SSD와 비슷하거나 약간 느린 결과다.


결론


HP 엔비 13 2017년형은 인상적인 디자인의 알루미늄 섀시에 인텔 7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장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수명이 장점이다. 합리적인 100만 원대 가격도 만족스럽다. 13.3인치 풀 HD 디스플레이는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평균급이다. 트랙패드와 키보드 품질도 수준급이라 업무용에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 쉽게 휴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큰 방해가 안 되는 키보드 상단 힌지 부분의 소음과 발열을 제외하면 큰 단점이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장점
- 풀 메탈 재질의 튼튼한 유니바디 디자인
- 인텔 7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 PCIe M.2 타입의 빠른 SSD


단점
- 키보드 상단 힌지 부분의 소음과 발열(단, 리뷰 제품은 양산 모델이 아니다.)
- 그래픽 성능 높이는 '듀얼 채널' 메모리 미지원
- 경쟁 모델에 비해 무거움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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