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17년형 '파워봇' 리뷰, 더 강력하고 정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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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017년형 '파워봇' 리뷰, 더 강력하고 정확해졌다
  • by 이상우
2001년 최초의 로봇청소기 '트릴로바이트'가 나온 이후로 16년이 흘렀다. 인간조차 달인이 된다는 16년간 로봇청소기도 차근차근 발달을 해왔다. 초창기 시끄러운 소음과 짧은 배터리, 허술한 청소기능을 가진 로봇청소기는 로봇이라기 보다는 '청소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과 카메라를 만나면서 조금씩 '로봇'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 로봇청소기 2017년형 '파워봇'을 출시했다. 본체는 메탈이고, 반코팅 처리를 했다. 부드러운 곡선과 하단 직선이 매끄럽게 만나는 외관은 깔끔하다. 리뷰 제품은 사틴 골드 모델로 사틴 티타늄과 에어본, 뉴트럴 그레이 등 4가지 색상에서 고를 수 있다.

예전 로봇청소기는 완전한 원형의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더 예쁜 것은 맞다. 그러나 원형은 벽면에 부딪히면 브러쉬가 닿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이 부분에 먼지를 제대로 흡입하지 못해 불만이 있었다. 최근 로봇청소기들은 앞면을 사각형으로 만들어 벽면에 붙은 먼지를 빠짐없이 흡입하는 형태로 디자인이 바뀌고 있다. 디자인은 다소 퇴보했지만 청소기의 본질은 어쨌든 청소다. 파워봇은 구석의 먼지도 빠짐없이 청소하여 만족도가 높았다.

우선 상단부터 보자. 상단에는 제어 패널부가 있다. 아래쪽 3개의 버튼은 파워봇을 직접 제어할 때 쓴다. 리모컨이 있지만 그냥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다. 왼쪽부터 '부분 청소' '자동 청소' '충전 복귀' 기능이다.

'사이클론포스'라는 이름의 이 먼지통 안에는 촘촘히 구성된 작은 날개가 흡입되는 공기를 더욱 빠르게 회전시켜 발생하는 원심력으로 쓰레기, 먼지 등을 빨아들인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흡입력이 약해지는데, 싸이클론 포스는 먼지를 필터와 분리시키므로 흡입력이 오래 유지된다. 


먼지통은 원터치로 본체에서 분리되고 물청소를 할 수 있다. 먼지통 분리는 간편하다.

내비게이션 카메라다. 이 카메라는 집 안 구조를 촬영한다. 이 카메라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우선 형광등이나 액자 등 천장과 벽면의 특정 장면을 촬영한다. 그리고, 파워봇 내부에 있는 기억장치에 이동 경로를 설정하고, 그 경로를 근거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한다. 스마트 맵핑이라는 이 기술은 과거의 로봇청소기와 가장 다른 차이점이다. 주변과 자신의 위치인식 기능으로 중복 청소를 방지해 청소 효율을 높인다. 제조사 설명으로는 청소 시간이 기존 제품의 절반이라고 한다.
이 위치인식 기술은 파워봇이 청소 중간 충전이 필요할 때 현재 위치로부터 최단거리로 이동, 충전을 완료한 후 다시 기존 위치로 돌아가 청소를 재개한다. 파워봇 전면에는 의자 다리, 뭉친 전선 등 가늘고 작은 장애물을 감지해 회피하는 센서(풀뷰센서 2.0)가 있다.

센서 성능은 여러가지로 테스트 해봤다. 아주 작은 음료수병을 놓고 잘 회피하는 지도 테스트했고, 회피하면서 청소는 놓치지 않는지도 체크했다. 여러개의 음료수병을 놓아도 파워봇이 빠져나갈 정도의 공간만 있다면 음료수병을 잘 쓰러트리지 않는다. 센서 성능은 꽤 정확한 편이다. 다만 너무 많은 장애물이 있으면 아무래도 장애물을 피하느라 청소가 미흡할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장애물을 치워두는 게 좋다.

바닥 면엔 2개의 큰 바퀴(105mm)와 방향 전환에 필요한 작은 롤러, 흡입력 저하의 원인인 머리카락, 이물질을 잘게 분쇄하는 '엉킴 제거 브러시' 그리고 벽면 청소할 때 유용한 '오토셔터'와 비상 전원 스위치, 충전 핀, 바닥 감지 센서가 있다. 큰 바퀴에는 서스펜션이 있어 바닥 높이에 따라 축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따라서 방 문턱 정도(1.5cm)의 장애물은 쉽게 통과한다. 또, 바퀴가 엇갈리도록 배치되어 있어 케이블에 걸리더라도 쉽게 타고 넘는다. 청소 시켜놨더니 케이블에 걸려 청소를 포기한 채 주인만 기다리는 불상사는 없을 것 같다. 


로봇 청소기가 청소의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카페트 같이 바닥면이 일정하지 않을 때. 그리고, 방이 작고 구조가 복잡할 때다. 장애물에 걸려 멈춰서 청소를 포기해 버리거나, 반대로 장애물을 너무 열심히 피하다가 청소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뷰시에는 이런 점을 더 중점적으로 테스트 했다.

우선 강력한 흡입력이 인상 깊었다. 전원을 켜고 청소를 지시하자 주저 없이 전진하고 'ㄹ'자로 꼼꼼하게 청소를 시작했다. 삼성 측에서는 2013년에 출시한 스마트 탱고 로봇청소기에 비해 40배 더 흡입력이 강력해졌다고 한다. 사실 기존 로봇청소기들은 흡입력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파워봇은 상당히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줬다. 

내비게이션 카메라로 동선을 찾아내는 작업은 무척 영리하다. 예전 로봇청소기는 무작정 방의 벽면을 따라 방의 크기를 재고 맵핑을 했는데,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맵핑이 엉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카메라를 달면서 이런 우려는 줄어들었다. 실제 입체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므로 청소를 한 곳과 안 한 곳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걸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마케팅적 요소가 있다. 인공지능 전단계인 스마트 정도가 알맞는 것 같다. 

파워봇은 터보 모드, 일반 모드, 정음 모드 등의 세 가지 청소 모드가 있다. 먼저 터보 모드는 일반 진공청소기 수준의 강력한 흡입력과 길이 288mm의 일자형 브러시가 넓은 범위의 먼지를 흡입한다. 실험 삼아 바닥에 흩어 뿌린 과자 부스러기가 한 번 왕복하더니 말끔하게 먼지통으로 빨려 들어갔다. 흡입력이 강력하다는 것은 먼지를 빨아들이는 모터 팬 성능이 그만큼 좋다는 거다. 그런데 모터가 너무 시끄럽다면 문제다. 터보 모드시에는 소음 측정기로 측정한 수치는 약 72dB이다. 일반적인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수준의 큰 소음이다. 실제로 청소기가 동작하는 동안 전화 통화나 음악 감상, TV 시청 등은 불편하다. 주로 예약 청소를 하거나 외출을 할 때 필요한 모드다. 평소에는 일반 모드로, 늦은 밤이나 누군가를 방해하지 않으려면 정음모드를 쓰는 게 좋다. 


예전 로봇 청소기들은 하루의 일정한 시간에 예약을 하는 단순 예약 기능이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로봇 청소기는 앱을 이용해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삼성 스마트홈(안드로이드, iOS 모두 지원)' 앱을 설치하면 외부에서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청소 예약, 시작, 종료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리모컨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시간에 맞춰 청소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중에 음성 기능이 탑재되면 더 편리할 것 같다. 참고로 배터리는 한번 충전으로 터보 모드시 30분, 일반 모드시 60분, 정음 모드시 90분간 청소가 가능하다. 충전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청소기를 방해하는 것은 무척 재미있다.


로봇청소기는 높이가 낮을수록 구석구석 걸리는 곳 없이 청소하기가 쉽다. 그러나 높이를 너무 낮추면 배터리 용량이나 모터 성능을 양보해야 한다. 적절한 밸런스가 중요하다. 새 파워봇은 작년 모델에 비해 높이를 28% 낮췄다. 사실 지난 파워봇은 높이가 너무 높았다. 새 파워봇의 높이는 9.7cm로 경쟁사의 8.9cm에 비해서는 아직 높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침대나 좀 높은 가구, 소파 등에 걸릴 일은 확연히 줄어든다. 

구석 청소도 향상됐다. 파워봇은 브러시를 통해 이물질을 쓸어 담는 동시에 진공 흡입을 한다. 그래서 작년 모델이 힘들었던 벽 같은 구석진 공간 청소도 어렵지 않다. 구석진 공간에 먼지, 쓰레기가 인지되면 오토셔터가 튀어나와 빗자루처럼 먼지를 쓸어 담는다. 기존 로봇청소기로는 닿지 않았던 구석까지 청소할 수 있다.

포인트 클리닝도 멋진 기능이다. 리모컨으로 원하는 장소를 가리키면 그 지점으로 이동해 청소하는 기능이다. 청소기 위치에서 약 2m 떨어진 곳에서 빨간 불빛으로 지정하자 바로 방향을 틀었다. 포인터를 움직이는 대로 방향을 틀며 원하는 장소까지 이동한다. 더러운 곳이 눈에는 보이지만 로봇청소기가 잘 못찾을 때면 우리는 안절부절한 모습으로 로봇청소기를 응원해야만 했는데, 포인트 클리닝 기능으로 인해 그럴 필요가 없다.  

2017년형 파워봇 가격은 오픈마켓 기준 88만 원이다.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청소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흡입력이 상당히 강력해서 터모 모드시에는 일반 청소기와 비교해도 될 정도였다. 또, 내비게이션 카메라가 청소 동선을 최적화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는 등의 센서도 쓸 만 했다. 장애물에 부딪혀도 잘 탈출했고, 케이블에 걸리는 일도 없었다. 아직은 인공지능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애매하지만 지금 형태의 로봇청소기에서는 최대의 청소성능과 편의성을 갖춘 모델이다. 그러나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감동은 없다. 지난 세대에 비해 단점을 보강한 정도다. 

사실 지난 몇 년간 로봇청소기의 발전 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배터리 효율을 높여 흡입력을 강화하고, 맵핑 기술을 정밀하게 만드는 정도다. 아직은 로봇청소기보다는 자율청소기가 더 적합하게 느껴진다.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그 변화가 무엇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제조사가 빨리 답을 찾아야 할 거 같다. 


장점

  • 효율적인 동선 구조 찾는 내비게이션 카메라
  • 확실한 청소 흡입력
  • 재미있는 포인트 클리닝 기능
  • 똑똑하고 민감한 센서

단점

  • 전세대와 비교시 더딘 변화 
  • 터보 모드 청소시 큰 소음
  • 경쟁사에 비해 아직 높은 높이

'본 기사는 삼성전자로부터 협찬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리뷰전문 유튜브 채널 더기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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