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더 보링 컴퍼니’,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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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더 보링 컴퍼니’,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됐다
  • by 황승환

지난해 말 일론 머스크가 농담처럼 트위터에 언급했던 터널 뚫는 회사 ‘더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의 홈페이지가 17일(현지시각) 업데이트됐다. 그리고 그동안 이 회사에 대해 궁금해하던 사람들을 위해 주요 내용을 대략 알 수 있는 Q&A가 메인에 올라왔다. 홈페이지의 Q&A와 그동안 알려진 몇 가지 정보를 추가해 정리해 봤다. 머스크가 무슨 생각으로 터널을 뚫기 시작했는지 어떻게 뚫을 것인지 알아보자.

“교통 체증이 나를 괴롭힌다. 난 터널 보링 머신(tunnel boring machine)을 만들 거야. 그리고 파기 시작할 거야…” - 이 트윗으로 '더 보링 컴퍼니'가 시작됐다.

지독한 교통 체증에 화가 난 머스크는 “교통 체증은 영혼을 파괴하는 짓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지만 이미 도심은 높은 빌딩으로 꽉 차있다. 그렇다면 도로가 3D가 되어야 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날아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고 시끄러우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자동차에 불안해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내려가는 방법을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는 지하에서 터널은 거의 무제한으로 뚫을 수 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터널을 뚫고 달리는 것에 대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차선도 중앙 분리대도 없는 터널은 다투게 만들지 않는다. 이것이 터널을 파는 이유다. 터널 굴착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1/1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전까지 기술로는 터널을 파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기술이 발전했다. 그래서 이제 시작한다.

참고 링크 : 일론 머스크, 다음 회사 준비? 이름은 ‘터널’

우선 얼마 전 공개된 터널 프로젝트의 콘셉트 영상을 감상하자. 


# 터널을 뚫는 비용은 어떻게 줄일 것인가?

첫째, 터널의 직경을 줄인다. 일반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 썰매(electric sled)를 사용하면 일반 터널의 절반인 직경 14피트(약 4m 27cm)면 충분하다. 직경을 절반으로 줄이면 비용은 30~40% 절감된다. 둘째, 보링 머신의 속도를 높인다. 부드러운 토양에서 달팽이는 현존하는 보링 머신보다 14배 빠르고 효과적으로 땅을 판다. 우리의 목표는 달팽이를 이기는 것이다.

[LA 스페이스 X 본사 주차장에 도착한 보링 머신]

- 적절한 냉각 시스템과 결합된다면 보링머신의 출력을 3배로 높일 수 있다.

- 현재 터널 굴착 공사는 절반은 보링 머신이 굴착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지대를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은 비효율적이다. 연속해서 굴착하도록 개선할 수 있다.

- 현재 보링 머신은 많은 사람이 조작하고 옆에서 일해야 한다. 이것을 자동화하면 안전성과 효율성이 개선된다.

- 터널 속 사람을 태우거나 흙을 옮길 때 사용하는 운송 수단을 전기 운송 수단으로 대체한다.

- 터널을 뚫는 방법에 대해 연구 개발을 해야 한다. 건설 산업은 지난 50년 동안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지 못한 유일한 경제 분야다.


# 전기 썰매는 무엇이고 왜 사용하는가?

전기 썰매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바퀴가 달린 평평한 판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터널 직경을 줄일 수 있다.

- 안정적인 자율 주행 전기 썰매는 인간 운전자의 실수, 차선 이탈 위험이 없다.

- 통제된 환경에서 전기 썰매는 200km/h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 전기 썰매는 자동차뿐 아니라 사람, 화물도 운송할 수 있다. 진공 덮개가 추가되면 시속 800km의 초고속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 배기가스가 없다.


# 지진에서 안전한가?

터널이 제대로 설계되고 완성됐다면 지진 발생 시 가장 안전한 곳은 터널이다. 터널 내부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낙하물로 인한 피해도 없다. 1989년 북부 캘리포니아 지진, 1985년 멕시코시티 지진 사태에도 터널은 손상이 없었고 응급 요원과 부상자 운송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 터널을 뚫을 때 진동, 소음은 없나?

일정 깊이 이상에서 굴착한다면 지상에서는 거의 감지할 수 없다.


# 파낸 흙은 어떻게 처리하나?

일반적으로 터널 굴착 중 발생하는 흙은 외부의 폐기장으로 옮겨지는데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들고 환경 오염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 흙을 벽돌로 재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굴착 중인 터널의 지지대, 구조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콘크리트 벽돌 생산이 전 세계 온실 가스배출의 4.5%를 차지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흙벽돌은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고 비용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곧 시작될 첫 번째 터널은 스페이스 X 본사에서 가까운 LA 국제 공항을 시작으로 컬버시티, 샌타모니카, 셔먼오크로 이어져 LA 서부를 관통하게 된다. 이 터널은 LA 전체로 확장하게 된다. 

참고 링크 : 일론 머스크, 터널 프로젝트 시연 동영상 공개

첫 번째 보링 머신의 이름은 ‘고도(Godot)’라고 지어졌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사뮤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에서 가져온 심오한 이름이다. 첫 터널 굴착 지점 입구에 배치됐고 아직 조립 중이다. 최종 조립이 마치면 100m 이상이 된다. 중고로 구입한 것으로 주당 굴착 속도는 약 90m로 달팽이보다 느려 머스크는 큰 불만이다. 

더 보링 컴퍼니는 현재 스페이스 X의 엔지니어인 스티브 다시브를 주축으로 몇 명의 직원과 인턴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론 머스크의 개인 프로젝트에 가깝다. 홈페이지가 업데이트되면서 구인 공고도 올라 왔다. 110톤 크롤러 크레인 운전사, 보링 머신 운영자, 보링 머신 정비공, 콘크리트 관련 기술자, 터널 설계 엔지니어, 지질학자 등을 찾고 있다. 

머스크가 언제부터 터널 프로젝트를 구상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첫 언급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었고 불과 6개월 만에 보링 머신을 구입하고 굴착 준비를 마쳤다. 엄청난 추진력이다. 영혼을 파괴하는 교통 체증을 터널과 함께 시원하게 뚫어 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더 보링 컴퍼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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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dv@xeni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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