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우월주의와 전쟁에 나선 I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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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와 전쟁에 나선 IT 업계
  • by 황승환
[사진 출처 : frontpagemag]

지난주 미국 버지니아주 샬로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 사이의 격한 충돌이 있었고 20살 백인 우월주의자 제임스 필드가 차를 몰아 반대 시위대로 돌진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양쪽 모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거센 비난을 받고 있으며 미국 내 인종 차별 갈등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 사건을 두고 IT 업계는 백인 우월주의, 인종 차별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에 나섰다.


- 인종차별 사이트 차단한 구글, 페이스북

네오 나치 뉴스 사이트인 데일리 스토머(Daily Stormer)는 세상에서 가장 집단 학살적인 공화주의자 웹사이트라고 홍보하고 있는 극단주의 사이트다. 데일리 스토머의 설립자가 샬로츠빌 희생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면서 비난이 집중됐다. 구글은 데일리 스토머를 검색에서 차단해 버렸다. 세계 최대 도메인 등록 업체 고대디는 데일리 스토머가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며 24시간 내로 다른 업체로 이전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구글로 옮겼지만 구글은 3시간 만에 등록을 취소했다. 결국 데일리 스토머는 토르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 웹으로 사이트를 이전했다. 페이스북은 수만 번 공유된 데일리 스토머의 기사를 삭제하고 공유를 차단했다.  


- 보호도 받을 수 없는 백인 우월주의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 사이트가 이곳저곳에서 도메인 등록 거부를 당하고 결국 다크 웹사이트로 옮겨가자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었다. 샬로츠빌 사건에 격분한 일부가 데일리 스토머 사이트를 공격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그러자 웹 호스팅,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DDoS) 방어를 해주는 클라우드 플레어(Cloudflare)라는 업체로 비난이 쏟아졌다. 클라우드 플레어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중립성을 강조해 왔지만 결국 두 손을 들었고 데일리 스토머와 계약을 해지했다.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 플레어 CEO는 “나치를 찬양하는 사람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데일리 스토머 사이트가 그 중에 하나였고 그것이 중립성을 지키려던 생각이 바뀐 전환점이 됐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제임스 필드와 사건 당시 차량 (사진 출처 : Sky News)]

- 자금 지원 차단에 나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샬로츠빌에서 반대 시위대로 차를 몰고 돌진했던 범인의 소송 비용을 돕기 위한 모금 프로젝트가 일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등장하자 이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고펀드미, 킥스타터 등 주요 크라우드 사이트는 증오 발언, 폭력 조장 금지 조항이 있다. 이를 근거로 관련된 펀딩 프로젝트를 삭제하고 있다. 고펀드미 사이트 대변인은 약 10개가량의 관련 프로젝트가 등록됐지만 즉시 삭제했고 앞으로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사회적 이념 검열을 하지 않는 펀딩 사이트 루트 벅스에는 월요일 한 개의 펀딩 프로젝트가 등록됐고 지금까지 수천 달러가 모금됐다.


- 강력한 비난과 함께 인권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팀 쿡 애플CEO

‘증오는 암이다. 그대로 두면 모든 것을 파괴한다.’ 팀 쿡 애플 CEO가 직원들에게 샬로츠빌 사건과 관련해 보낸 장문의 메일에서 말했다. 이번 문제는 좌우, 진보, 보수가 아닌 인간이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와 도덕에 관한 것이라며 인종차별주의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리고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단체에게 기부를 약속했다. 인권, 증오 범죄 문제를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 남부 빈곤 법률 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 유대계 인권 단체 반 명예 훼손 연맹(Anti-Defamation League)에 각각 100만 달러(약 11억 3,600만원)씩 기부한다. 이와 별도로 직원이 다른 단체에 기부하는 금액에 회사가 추가로 기부하고 아이튠즈를 통해 애플 고객들이 관련 단체에 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계획이다.

인종 차별, 네오 나치 관련 상품을 파는 온라인 상점에 대한 애플페이 결제도 차단했다. 페이팔도 비슷한 온라인 상점에 대한 결제를 차단했다.


- 인종 차별 주의 음악 지우기 나선 스포티파이

유료 사용자 6,000만명을 넘어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인종차별, 증오 범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아티스트와 음원 차단에 나섰다. 남부 빈곤 법률 센터가 지목한 37개 백인 우월주의 밴드의 음악이 리스트에서 사라지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성명을 통해 인종, 종교, 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조장하는 콘텐츠는 허용하지 않는다며 검토가 마친 밴드, 음원을 이미 제거했고 추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트럼프 경제 자문 사퇴한 인텔 CEO

미국 주요 기업 CEO가 참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하고 있는 미국 제조업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가 회장직을 사임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미국 제조업 쇠퇴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지만 현재의 정치, 정치적 의제가 미국 제조업 재건이라는 중대 사명에서 자신을 떠나게 만들었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샬로츠빌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이 그동안 지켜온 소중한 가치가 훼손됐고 이것이 다시 복원된다면 그때 다시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을 감수하면서 협력했었지만 샬로츠빌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현 정부 기조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며 사퇴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선언한 후 경제 자문단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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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dv@xeni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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