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진율' 아이폰X, 완만한 점유율 하락세로 접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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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진율' 아이폰X, 완만한 점유율 하락세로 접어들 것
  • by 이상우

999달러 아이폰X(텐) 가격에서 팀 쿡이 그리는 미래의 아이폰 전략이 읽힌다. 애플은 아이폰X을 진정한 "스마트폰의 미래"라고 자평하고 있는데 높은 마진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점유율 하락은 예견된 결과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Markit)은 아이폰X을 분해해 탑재된 부품 가격을 측정한 결과, 부품 가격 합계는 370.25달러, 약 41만 4523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테트인사이츠(TechInsights)가 발표한 357.50달러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이 결과를 토대로 아이폰X의 마진율은 무려 64%에 달한다. 여기서 연구개발비와 제조비, 운송비, 유통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 판매로 거둬들인 마진율 40%대를 상회한다.  

만일 아이폰X 가격이 좀 더 저렴했더라면 더 많이 판매됐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아이폰X 가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애플이 판매량이나 점유율보다 이윤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IHS 마킷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7% 소폭 성장했는데 애플은 같은 기간 2% 성장에 머물렸다. 애플이 노키아·블랙베리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노키아, 블랙베리 두 기업은 한때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키아는 2008년까지만해도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차지했던 1위 업체였고, 블랙베리는 2009년 시장점유율 20%까지 기록했다. 현재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최강자 자리를 내줬고,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기업들에게도 시장점유율에서 밀렸다.

스마트폰은 가격이 저렴할수록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만약 애플이 아이폰X 가격을 전년도 플래그십 모델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면 판매량과 점유율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은 점유율보다 마진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당분간 아이폰 판매량과 점유율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11월 24일 2차 출시국에 포함된 한국의 아이폰X 가격은 64GB 142만원(세금 포함), 256GB는 163만원이다. 역대 최고가다. 1차 출시국에서 고가에도 아이폰X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 높은 가격이 국내 흥행에 직접적인 장애물이 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대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이폰X의 경우 애플 충성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돼 갤럭시 노트8 같은 다른 스마트폰 소비군의 이탈이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수요층이 다르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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