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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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의 문제점
  • by 이상우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윈도우10을 출시하며 윈도우7을 포함한 구버전 윈도우 사용자에게 1년간 무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사용자들은 불법으로 유통되는 윈도우를 사용하거나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큰 불편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컴퓨터 사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OS이며 PC 사용자 90% 이상이 사용하는 대표 운영체제인 윈도우를 정품이 아닌 불법 유통 버전을 사용한다면  여러가지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온라인 간편결제가 보편화되고 다양한 사용자 정보, 인터넷 뱅킹, 암호화폐 거래 등으로 PC의 보안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데 정작 정품 인증이 되지 않은 OS를 사용한다면 대문을  활짝 열어놓는 격이다. 뒷단에서 아무리 보안을 열심히 해도 OS 제어를 통한 해킹에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용산전자상가나 테크노마트 같은 컴퓨터 매장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조립PC나 프리도스 노트북을 구매할 때 저렴한 가격으로 윈도우 설치를 유도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경험할 수 있다.   운영체제가 없는 PC구입을 문의한 후에 "정품 인증은 어떻게 해야 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인증된 상태로 설치가 된다. 나중에 정품 인증 하라는 팝업이 뜨면 인증 설명서를 따라하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3만원 짜리 윈도우, ‘불법 유통 윈도우’


전자상가에 가지 않더라도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 업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를 유도하는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10 홈 처음 사용자' 버전은 15만 원대에 판매된다. 하지만 포털 검색창에 '윈도우10설치비용'을 입력하면 보통 2~3만원에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 대행 업체가 나온다.

실제로 7만 명 회원이 활동하는 맘카페에서는 3만 원에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냐는 문의나 설치 가능한 매장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올라온다. 이렇게 3만원 내외의 설치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를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정식 인증을 받은 것이 아닌 만큼 윈도우 업데이트 또는 사용 중 인증이 해제된다. 악성코드가 포함된 크랙 도구가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불법 유통 윈도우라면 이런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로 인한 피해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포털 커뮤니티 캡쳐화면]


또 1,600만 회원이 활동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카페에는 "윈도우7 윈도우10 설치 USB 팝니다"라는 거래 유도 게시물이 노출돼 있다. CD나 USB 메모리를 선택할 수 있고, 2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윈도우10 처음 사용자 버전이 15만 원인데 이 제품은 이렇게 저렴한 이유가 뭔가?"라는 물음에 판매자는 "패키지가 아닌 USB 메모리와 키만 제공되기 때문"이라며 그럴듯한 대답을 했다.

 


[새 컴퓨터에 윈도우를 설치하는 경우 FPP, ESD 라이선스를 권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정품 윈도우 구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크게 세 가지 라이선스의 윈도우10을 판매하고 있다. 우선 'FPP 라이선스'가 있다. PC를 교체해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영구 라이선스다. 윈도우10 처음 사용자 버전이 이에 해당하고, 사용 중인 PC에도 설치할 수 있다. 두 번째 'ESD 라이선스'는 FPP 라이선스와 달리 CD나 USB 메모리가 없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라이선스 구매 후 정품 키와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고객센터를 통해 정품 키를 확인할 수 있고, 설치 파일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는 만큼 분실 우려가 없다. 동일한 구성의 ‘오피스 ESD 라이선스’도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들이 속아서 가품을 구입하고 있다. ]

 

마지막 세 번째는 'COEM/OEM 라이선스  '다. 조립PC나 PC 제조사가 PC에 선설치하며, PC와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PC에만 설치할 수 있고, PC 교체 시 재사용할 수 없다.  새롭게 윈도우10을 설치하는 경우 FPP, ESD 라이선스 사용을 권한다.


한편 'BSA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비율이 중국은 70%, 러시아는 64%라고 한다. 국내 컴퓨터 사용자의 경우 작년 기준 35%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BSA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 측에서는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비율이 높을수록 심각한 악성코드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한다. 불법 유통 윈도우를 사용하게 되면, 악성코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정품 윈도우 구입 비용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 업데이트의 생활화



인터넷에서 별다른 의심 없이 내려받은 불법 유통 윈도우는 설치 과정에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겉으로만 멀쩡할 뿐이다. 악성코드가 고스란히 설치될 수 있어서다. 불법 유통 윈도우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켜두면 인증이 해제되기 때문에 불법 유통 윈도우 설치 업체들은 업데이트 기능을 꺼두라고 조언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주기적인 윈도우 업데이트를 통해 바이러스, 피싱과 같은 인터넷 사이버 범죄를 사전에 예방한다. 그러나 불법 유통 윈도우는 외부 침입을 막아주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니 해커의 좋은 먹잇감이다.


불법 유통 윈도우 사용자들은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저작권이다 보니 '공짜'라는 '달콤한 유혹'에 못이겨 불법 소프트웨어를 찾는다. 그러나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자칫 큰 피해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갈수록 지능적으로 배포되는 악성코드, 랜섬웨어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윈도우 보안 기능이 중요하다.

스팸메일이나 스피어 피싱은 랜섬웨어 유포에 주된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유는 스팸 스피어 피싱과 같은 사회공학적 기법을 이용한 공격방식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주효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말정산 안내', '영수증 첨부' 등과 같이 일상생활이나 특정 시즌(졸업/입학, 결혼 등)과 연관 짓거나 위장하면 일반 이용자들이 의심 없이 메일 내 첨부파일을 확인하게 되어 쉽게 유포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점을 인식하고 윈도우10의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위협 요소에 거의 실시간 보안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윈도우10 자동 업데이트 기능에 불평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러나 이제 적응해야 한다. 윈도우를 비롯한 모든 운영체제는 자동 보안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품 윈도우를 쓰지 않는다면 보안 기능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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