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케이스
B&O의 디자인은 대체로 아름답다. 단순하게 아름다운 것만이 아니다. E8을 보면 B&O의 오랜 역사에서 나오는 내공이 느껴진다. E8은 B&O가 처음 만들어 보는 완전 무선 인이어 이어폰 세트지만 디자인적 일관성이 느껴진다.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들은 이런 일관적 흐름이 있다. 애플 에어팟은 누가 봐도 애플이 만든 제품이고, E8은 누가 봐도 B&O가 만든 제품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디자인 언어가 있고 B&O가 잘 다루는 가죽, 알루미늄, 직물이 적절한 곳에 효과적으로 쓰인다.
충전 케이스는 다소 큰 편이다. 애플 에어팟의 충전 케이스에 비해 크기와 두께가 모두 크다. 하지만 주머니에 넣어 두어도 부담이 없다. 한 손에 적절하게 잡힌다. 직물 스트랩까지 달았다. 직물 스트랩의 재질과 이음새 등을 보면 디테일이 느껴진다. 작은 디자인 포인트로 고급스러움을 끌어 올렸다.
표면은 가죽으로 마감했는데 부드럽고 스크래치가 나지 않는 재질이다. 스크래치가 잘 생기고 지문이 잘 묻어 별도의 케이스를 또 구입하고 싶은 애플 에어팟 충전기와는 다르게 실용적이다.
케이스는 자석으로 닫히지만 강도가 강하지는 않다. 강하지 않은 강도지만 또 뚜껑이 잘 열리지도 않는다. 이런 절묘함이 B&O가 가진 디테일이다. 애플이 유니바디 같은 공정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B&O는 접합이나 결합같은 조립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경지를 이룬 두 기업의 차이를 발견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닫히는 부분에 고무를 덧대어 닫히는 충격을 완화시켰다. 케이스 닫히는 소리도 애플 에어팟이 경쾌하다면 E8은 묵직하다.
케이스는 365mAh의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이어폰 본체를 약 두 번 충전 가능하다. E8은 한 번 충전시 4시간 정도 플레이 가능하다. 따라서 총 12시간의 플레이 타입을 제공한다. 기존 무선이어폰에 비해서는 확실히 낫지만 에어팟의 24시간에 비하면 절반 정도다. 또 USB타입C의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에어팟에 비해 E8은 일반 마이크로B 충전기를 제공한다. 이 부분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유닛
E8의 유닛 크기도 꽤 크다. 5.7mm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기기만 놓고 보면 상당히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귀에 넣으면 B&O로고가 선명하게 보인다. 착용감은 좀 타이트하다. 귓구멍 자체가 작은 이들에게는 좀 버거울 수 있다. 한번 착용하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오른쪽 유닛이 마스터로 페어링을 담당한다. 양쪽 유닛은 20cm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이 거리를 벗어나면 재생을 멈춘다. 본체에 아무런 버튼이 없고 터치식으로 조작하는 점은 B&O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에 적합하다. 뒤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조작성도 매우 뛰어나다.
페어링
B&O의 제품을 리뷰하다보면 애플 제품과의 연결성은 훌륭한데, 안드로이드와는 간혹 페어링이 잘 되지 않는 버그가 있다. E8 역시 아이폰과는 페어링이 잘 되지만 LG V30과는 페어링이 잘 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방법을 쓰다가 V30에 기존 등록된 기기들을 모두 지우고 E8과 연결을 시도하니 단번에 페어링이 이뤄졌다. 아이폰은 별다른 버그없이 단번에 연결됐다. 한 번 페어링이 이뤄진 후에는 오른쪽 유닛을 터치하면 바로 페어링이 이뤄진다.
조작성
E8의 가장 큰 장점은 조작성이다. 유닛의 후면에 터치 센서가 있는데 이 부분을 살짝 터치하면 된다. 터치에 따라 볼륨 조절과 재생/포즈, 트랙 이동, 착신 전환 등이 모두 가능하다. 몇 번만 터치해 보면 익숙해지며 별도로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작성은 만점을 줄 수 있다.가장 유용한 것은 트랜스퍼런시 모드다. E8은 차음성이 좋기 때문에 외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럴때 트랜스퍼런시 모드를 켜면 외부 소리를 들려준다. 유닛에 마이크를 달아 외부 소리를 인위적으로 증폭한다.트랜스페런시 모드는 외부 소리 크기에 따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안전과 편의성에 있어 최고의 기능이다. 이 부분은 다른 모든 무선이어폰들이 서둘러 도입해야 할 기능이다.
음질
B&O는 누가 들어도 다른 이어폰들과는 다른 특유의 음색이 있다. 중고역을 강조하고 저역을 부스팅하지 않고 절제한다. 중고역을 강조하면 여자 보컬이나 클래식 등에 강점을 보인다. 청량하고 맑은 느낌의 보컬을 즐길 수 있고 클래식 현음악이나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소리를 충실하게 즐길 수 있다. 반면 힙합이나 록음악, 저역대의 보컬음악은 좀 심심하게 들릴 수 있다. E8은 이런 B&O의 튜닝을 바탕으로 저역 부분을 살짝 보강한 균형감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
여기에 B&O 무선 이어폰들은 베오플레이 앱에서 EQ를 조절할 수 있다. 따뜻한, 활기찬, 밝은, 편안한 등의 네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터치만으로 음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B&O는 정밀한 이퀄라이저보다는 소비자가 선택하기 쉬운 사용자 EQ를 지원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참 친절한 옵션이다.
결론
애플의 에어팟은 훌륭한 음질과 애플 기기와의 연동이 편하지만 디자인에 있어 뭔가 불만이 있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이 틈새를 오디오 전문 브랜드들이 공략하고 있다. 베오플레이 E8은 이런 대안 중에 가장 럭셔리하고 편리한 제품이다. 훌륭한 음악성과 우아하고 편리한 조작성, 그리고 안전을 위한 '트랜스퍼런시' 모드 등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B&O 제품 중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이어폰의 모델명은 A8이었다. 헤드폰 H8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E8이라는 모델명은 이런 인기 넘버링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30만원대의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에어팟에 비해 큰 가격차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 나온 B&O제품 중에 가장 구매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추천하고 싶다. 장점
- 뛰어난 음질
- 트랜스퍼런시 모드
- 완성도 높은 디자인
- 편리한 조작성
단점
- 다소 짧은 배터리 시간
- 안드로이드폰과의 연결성
- 다소 큰 유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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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