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애플TV 플러스(+), 성공까지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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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애플TV 플러스(+), 성공까지 갈길이 멀다
  • by 이상우
애플 매출의 60%는 아이폰 판매에서 발생한다. 아이폰 판매 부진은 애플 실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2019년 1분기 결산(2018년 10~12월) 자료를 보면 아이폰 판매량이 줄자 매출도 5%가량 감소했다. 애플워치, 맥 등 아이폰을 제외한 매출은 8~33% 증가했다. 포스트 아이폰 시대를 준비할 시기다.


애플의 다음 먹거리로 지목된 건 엔터테인먼트·콘텐츠 같은 서비스 분야다. 26일 새벽 애플은 애플TV 플러스(+), 애플 뉴스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등 신규 콘텐츠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애플이 이날 공개된 서비스 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서비스는 애플TV 플러스다. 미래의 방향성을 확실히 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최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즉,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케이블 TV 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내 케이블 TV 매출은 2013년 990억 달러(112조 원)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6년 810억 달러(91조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10배 이상 높게 책정된 월 이용료는 케이블 TV 경쟁력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800억 달러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단순하게 10%만 차지하더라도 80억 달러, 20%면 16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현재 400억 달러 규모의 애플 서비스 부문을 확대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하다.

애플은 앞서 CD·MD를 몰아내고 아이팟·아이튠즈로 음악 시장의 변혁을 일궜다. 안방 케이블 TV에서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로 ​​시청 방식 전환을 의미하는 애플TV 플러스는 따라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 팀쿡 애플 CEO는 지난 실적 발표 당시 iOS 기반 기기를 총 20억 대 출하했다고 밝혔다. 애플 생태계 내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기기 판매와 콘텐츠를 통한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미국 케이블 TV시장 이야기를 해보자. 코웬&컴퍼니가 진행한 작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TV 시청자의 27%는 넷플릭스를 선택했으며 20%는 케이블 TV를, 17%는 지상파 TV를 선택했다. 특히 18세~34세 연령대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압도적이고, 2위는 17%인 유튜브로 나타났다. 젊을수록 TV보다 넷플릭스, 유튜브를 선호하는 이른바 '케이블 커팅' 현상이 뚜렷하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TV 플러스를 통해 선보이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 1300억 원)을 투입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스티븐 스필버그, J.J. 아브람스, 오프라 윈프리,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등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애플TV 플러스를 통해 선보이는 콘텐츠를 직접 소개했다. 애플은 오는 가을 애플TV 플러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TV 플러스는 iOS 기기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스마트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적인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거대 공룡들을 넘어서는 콘텐츠 서비스 분야서 성공하려면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어디까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느냐다. 뉴욕타임스 보도대로 10억 달러를 투자하더라도 애플 입장에선 '충동구매' 수준이다. 그렇지만 넷플릭스도 만만치 않다. 이 회사는 작년 120억 달러(13조 4868억 원)를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입했다. 게다가 애플은 자체 콘텐츠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제한적인 카테고리를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팀쿡 CEO는 폭력, 섹스 같은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오스카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데이비드 런처 감독의 예처럼 넷플릭스는 감독권과 자유재량권을 일임한다. 병목 문제(인재확보)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를 채용"하고 "내버려 두는" 파격적이고 단순한 원칙을 지켜 세계적인 콘텐츠 공룡이 됐다. 확실치 않더라도 애플과 정반대 정책을 펼처 지금의 자리에 섰다는 점이 흥미롭다.

애플은 또 애플TV 플러스와 함께하기로 한 많은 인재를 소환했지만, 실제로 제작 단계에 있는 작품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따라서 서비스 전까지 어떤 콘텐츠가 나올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환호하는 시즌 전체를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에 대해서도 애플은 별말이 없었다. 카풀 가라오케는 매주 한 편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외부 콘텐츠를 제공할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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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aspen@thege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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