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에도 웃을 수 없는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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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에도 웃을 수 없는 LG전자
  • by 이상우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를 처음 공개했을 때 전 세계는 환호했다. 전면 4.6인치 디스플레이와 속에 들어 있는 7.3인치 디스플레이를 들었을 때 우아했으며 스마트폰을 혁신하는 완성된 새로운 폼팩터였기 때문이다. 

2개월여만에 환호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달 17일 미국 언론과 리뷰어가 접히는 부분 화면이 부풀거나 화면이 깜빡거리고 화면보호막을 떼어내면 고장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삼성전자는 22일까지만 해도 "부품 일부인 화면보호막을 무리하게 뜯어내 발생한 문제"라며 품질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디스플레이 결함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결국 26일로 예정됐던 미국 시장 출시를 연기했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폴드 리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점검하고 내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출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주 내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출시는 물론 다음 달 3일 유럽 출시와 중순으로 예정됐던 국내 출시 일정이 수 주에서 길게는 1-2개월 연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내구성을 확보하는 등 완성도를 높여 다시 내놓을 계획이다. 회수한 리뷰용 제품에서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

갤럭시 폴드에 적용되는 POLED(플라스틱 OLED) 패널 자체는 비닐처럼 굉장히 얇고 스크래치에 취약하다. 기존 스마트폰은 그래서 코닝 고릴라 글라스 같은 강화 유리를 덧댄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구부러지지 않는 소재인 유리를 씌울 수가 없어 플라스틱 소재의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을 붙여 마감한다. 유리보다 외부 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초' 경쟁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 LG전자는 한발 늦더라도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은 폴더블폰의 핵심인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사용해 접는 디스플레이를 만든 삼성전자와 다르게 애플은 아예 접히는 유리 개발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닝에 투자한 것을 두고 나온 관측이다.
▲ 듀얼 스크린 기능의 LG V50 씽큐. 폴더블 대신 기존 폼팩터를 활용하는 제품이다. 


폴더블폰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1세대를 건너뛰기로 했던 LG전자의 결정도 재조명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LG전자가 미래를 내다봤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다.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은 지난 2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폴더블이나 롤러블 기술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이 최우선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우리도 신제품을 내놓겠다."며 폴더블폰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세대 기술의 한계점을 판단한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믿고 오래 쓰는 스마트폰’을 콘셉트로 고객이 스마트폰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완성도와 고객지원 질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폴더블폰 대항마로는 듀얼 스크린의 V50 씽큐를 내놨다. LG전자가 그렇다고 마냥 웃을수는 없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 적자는 3조원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전망되자 경기 평택에 있는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기로 했다. 생산은 베트남이 포함된 해외에서 하고 연구개발(R&D) 부서만 한국에 남는다. 스마트폰 사업에 따른 적자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2014년 준공된 하이퐁 스마트폰 생산 라인은 연간 60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이번 팽택 생산 라인 통합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이 1,100만 대로 증가된다. 하이퐁 스마트폰 공장은 올 하반기에 본격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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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aspen@thege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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