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미 G9까지 상표권 확보. 기업들의 상표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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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미 G9까지 상표권 확보. 기업들의 상표권 전쟁
  • by 황승환

[이미지 출처 - Burburry] 

2009년 천안에 있는 '버버리' 노래방이 영국 버버리 본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던 적이 있다. 버버리는 자사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며 2,000만원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다행히 패소하긴 했지만 글로벌 기업이 동네 노래방에 소송을 건 웃지 못할 사건이다. 동네 가게에도 글로벌 기업이 소송을 할 만큼 상표권이 중요해 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IT 업계의 전쟁 실황이 매일 중계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상표권’ 이름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다.

 

1.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는 애플

 


유명한 싸움꾼에게 도전자가 끊이지 않고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속담에 꼭 어울리는 애플이다. 내놓는 제품마다 상표권을 두고 매번 분쟁이 벌어진다.
올해 출시된 애플워치는 2013년부터 ‘아이워치(iWatch)’라고 불려 왔고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맥에 이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실상은 달랐다.
아이워치라는 상표권은 이미 2008년 아일랜드의 소프트웨어 업체 프로벤디(Probendi)가 유럽 특허청에 출원했고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소재 OMG일렉트로닉스가 2012년 출원했다. 애플은 10여개 국가에 ‘iWatch’라는 상표권을 출원했지만 결국 애플워치로 출시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애플워치 발표 당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아이워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이워치 상표권을 가진 프로벤디는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소식도 있다.

아이폰의 경우 멕시코의 ‘iFone’, 인도의 ‘iFon’과 발음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소송이 벌어졌다. 중국에서 아이패드 상표권을 소유한 프로뷰라는 업체는 6,000만 달러(약 660억)를 받아 냈다. 아이패드의 조립 라인이 중국에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엄청난 피해 뻔하기 때문에 거금을 주고 빠르게 분쟁을 정리했다.

멕시코 통신사 광고에 ‘아이폰’ 사용 금지​ - El Universal


 

2. 원래 쓸 생각 없었어요. 메트로 UI

 

2010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폰 7에 타일 모양으로 앱과 콘텐츠를 배치한 ‘메트로 UI(metro UI)’를 선보였다. 메트로 UI는 윈도우 8 정식 런칭을 준비하면서 불리던 코드명으로 MS를 포함 언론과 일반인도 당연하게 사용해 왔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8월 돌연 메트로 UI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고 개발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윈도우 8 스타일 UI’이 정식 명칭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메트로AG(MetroAG)라는 유통 업체와 소송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유럽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알아서 바꾼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MS는 원래 메트로 UI라는 명칭을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지만 아직도 메트로 UI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원드라이브(OneDrive)’의 원래 이름은 ‘스카이드라이브(SkyDrive)’였다. 2008년 글로벌 런칭한 원드라이브는 영국의 위성방송 업체 ‘스카이(Sky Corporate)’의 소송으로 2013년 말 패소하면서 이듬해 원드라이브로 바꿨다. 최근 EU 법원은 MS의 온라인 채팅 서비스 ‘스카이프(Skype)’의 이름과 로고가 위성 방송 업체 스카이와 혼동을 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같은 회사에게 또 한 방 맞았다. 85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스카이프 이름을 과연 바꿀 수 있을까?
 

 

3. ‘캔디’ 크러시 사가, 구글 ‘글래스’

 

[Candy Jam]

인기 게임 ‘캔디 크러시 사가(candy crush saga)’ 게임 개발사 킹(King)의 경우는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다.
EU 특허사무국에서 킹에서 요청한 ‘캔디(Candy)’와 ‘사가(Saga)’에 대해 게임, 의류, 신발 등에 대한 상표권을 취득하면서 문제가 됐다. 유럽의 개발자들은 캔디와 사가라는 단어를 게임 제목에 사용할 수 없거나 캔디 크러시 사가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했다.
그 결과 게임 개발자들은 ‘캔디잼(CandyJam)’이라는 이벤트를 시작했고 캔디와 사가라는 단어를 포함한 수 백 개의 패러디 게임을 만들어 내면서 항의했다.
그 결과 유럽에서의 상표권은 유지했지만 미국에서 출원한 것은 취소했다. 유사 게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개발자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3년부터 ‘글래스(Glass)’의 상표권 출원을 시도 중이다.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는 상표권을 정상적으로 취득했다.
2013년 첫 번 째 출원에 대해 특허 사무국은 글래스라는 단어가 일반 명사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고 지난 해 1,900페이지 분량의 구글 글래스 기사를 스크랩한 것과 함께 또 한 번 신청했고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내가 먼저 ‘식당’이라고 사용했으니 다른 음식점은 같은 업종이기 때문에 ‘식당’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구글 ‘Glass’ 상표 등록 위해 재 도전 - WSJ



 

4. 상표권 쟁취를 위한 다양한 전술


 


상표권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술이 사용된다. 시리즈로 간다면 앞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까지 모두 미리 등록해 버린다. 일례로 LG는 20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G2~G9까지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금 상태로 봐서는 G9까지 나오기 힘들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방법은 상대를 속이는 기만 전술로 상표권 출원에 첨부하는 내용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쓸데 없는 내용까지 포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xxxx’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할 경우 만보계, 피트니스 밴드, 워치, 쥬얼리, 세탁기, 냉장고, TV 등 연관성 없는 다수의 내용을 첨부해 알 수 없게 만든다.
조금 더 고차원적인 방법도 있다. 자신과 연관없는 페이퍼 컴퍼니를 따로 만들어 그 회사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애플이 사용했던 방법으로 지난 해 OS X 10.10 요세미티 출시 당시 밝혀졌다.
‘요세미티(Yosemite)’의 상표권은 Yosemite Research LLC라는 업체가 소유하고 있었고 이 업체의 보안 센터가 애플과 같은 곳을 사용하는 것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 애플, 유령 회사 앞으로 차기 OS 이름 대거 등록  - MacRum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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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dv@xeni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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