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S2는 갤럭시 노트 5만큼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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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S2는 갤럭시 노트 5만큼이나 중요하다.
  • by 김정철



삼성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어 S2는 정말 중요하다. 삼성이 애플을 이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미래 디바이스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이젠 OS가 삼성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얘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다만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을 대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마트워치는 의외의 부분에서 스마트폰의 매출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삼성은 기어 S2의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애플워치의 부진은 오래갈까?




우선 애플워치 얘기부터 해보자. 아시다시피 애플워치는 예상보다 부진한 편이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우선 필요성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일례로 평범한 가죽 밴드를 20만원씩 받는다는 것은 너무 심하다.
애플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케이블을 2만 6000원씩 주고 샀지만 애플 사용자들도 그렇게 바보는 아니다. 마우스를 8만 5천원씩 주고 사왔지만 사실 그렇게 부자는 아니다. 멀티 어댑터를 10만원씩 주고 샀지만 언제까지나 너그러운 게 아니다. 애플워치 만큼은 마음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인내심은 길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 나올 애플워치2를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냉큼 구입할 수도 있다. 삼성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을 지배할 수 있다. 


사실 기어 S2의 매출이나 이익이 삼성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의 액세서리 개념이고 애플은 자사의 디바이스에 같은 OS를 쓴다. 애플워치의 효과는 사실 명확하다. 아이폰을 쓰던 사람이 갤럭시로 옮기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드문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워치까지 차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옮긴다는 것은 아이폰의 절반, 또는 아이폰 보다 비싼 액세서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애플워치의 점유율이 늘어나면 아이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은 점차 늘어난다. 올해 애플워치를 구입한 사람은 지난 달에 출시한 갤럭시노트 5나 올해 말에 선보일 갤럭시 S7을 거들떠 보지 않을 것이다. 

애플워치의 현재까지의 판매량은 애플이 밝히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300만대~600만대로 추측된다. 삼성이 지금까지 팔아온 스마트워치 숫자와 비교해도 못 오를 산은 아니다. 문제는 애플 사용자들은 한번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 그 구매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다. 삼성은 매해 새로운 게임을 해야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의 숫자를 그대로 업데이트하고, 추가적으로 사용자를 늘려간다. 지금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면 아주 어려운 게임을 계속해야 할 수가 있다. 특히 애플은 시계줄을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는데, 다수의 시계줄을 구입한 이들은 다른 스마트워치로 넘어가기 힘들다.  
그리고 어쨌든 웨어러블 시장은 성장한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매년 8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워치의 부진으로 이 수치는 크게 수정돼야 하겠지만 어쨌든 스마트워치 시장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시장 수준으로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 지금이라면 애플을 이길 기회가 남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어 S2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1. 원형 디스플레이의 장점 부각




원초적인 부분부터 점검하자. 우선 애플과 삼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디스플레이 형태다. 사각형과 원형. 삼성은 왜 원형 디스플레이가 더 좋은지에 대해서 부각시켜야 한다. LG는 원형 시계를 두 개나 내놨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사실 LG는 시계를 볼 때가 아니긴 하다.
전통적인 시계 관점에서는 원형 시계가 상식이지만 정보가 표시되는 스마트워치에서는 사각형이 확실히 유리하다. 삼성은 전통적 시계관점의 상식을 스마트워치에도 적용시켜야 한다. 다행히 삼성은 원형 베젤을 이용한 멋진 인터페이스를 장착했다. 이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옵션을 더 내놔야 한다. 

 

2. 가치의 부여




사람들이 원형 손목시계를 차는 이유는 편해서가 아니라 예뻐서이기 때문이다. 더 얇고 더 섹시한 파생 제품을 내놔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편이지만, 삼성 시계를 차며 자랑스러워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좀 더 큰 가치가 필요하다. 디자이너인 알렉산드로 멘디니와의 협업 (참고 : techg.kr/8525) 은 아주 괜찮았다. 이런 콜라보는 발매와 동시에 끝나서 안 된다. 우리가 더 알만한 익숙하고 멋진 디자이너들과의 작품이 계속 나와야 한다. 삼성은 베르사체, 아르마니, 뱅앤올룹슨 등과 협업한 적이 있다. 전화번호를 모두 버리지 않았다면 다시 전화해서 더 다양한 워치페이스와 아름다운 시계줄을 디자인해야 한다. 

 

3.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알고있다. 삼성에게 소프트웨어에 힘을 기울이라는 말이 쉽게 상층부를 설득하기 힘들다는 것을. 그러나 타이젠에 대해서 모두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적어도 소비자들은 설득시켜야 한다. 왜 타이젠을 써도 문제가 없고, 타이젠이 나쁘지 않은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4. iOS의 지원


현재 기어 S2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을 지원한다. 그러나 과감하게 iOS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사람의 손목은 두 개 뿐이고, 시계를 채울 수 있는 곳은 하나 뿐이다. 애플워치를 차기 전에 미리 기어 S2를 차게 만들면 애플워치로의 이동은 막을 수 있다. 애플워치 스포츠의 경쟁력은 기어 S2보다 떨어지고, 애플워치 스테인리스 스틸은 너무 비싸다. 기어 S2가 충분히 어필될 수 있다. 물론 애플워치 에디션을 찬 사람은 애시당초 포기하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이 있다.
기어는 그 동안 네모, 길쭉, 방패, 안드로이드웨어, 타이젠으로 뒤죽박죽 실험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비로소 손목에 찰 수 있는 기어 S2가 나왔다. 삼성이 그 동안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기존 구매자들에게 파격적인 보상판매를 해주는 것은 어떨까?
기존 구매자들이 고스란히 이동하면서 점유율 그래프는 올라갈 것이고, 삼성에 대한 시선도 너그러워질 것이다. 만약 옴니아를 구입한 적이 있고, 스키장에서 여자를 꼬시기 위해 ‘갤럭시 기어’를 구입한 사람이 있다면(정말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인이 삼성제품을 경험해 본 이 시점에서 삼성의 진정한 적은 애플이 아니라 삼성 제품에 실망했던 사람들이다. 이제 그들을 보듬어 줄 필요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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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철 jc@thege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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